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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01 Archives

November 8, 2001

찜닭

요즘 찜닭이라는 요리가 반짝하길래 함 먹으러 가보았다.
경상도 안동에서 시작되었다는데...
안동하면 안동소주, 하회 마을 그리고 근처에 주왕산, 달기 약수와 닭 백숙등으로 유명한 곳이다.(여보, 마누라 연애할 때 이곳에 놀러 갔던 기억나우?)

일요일 저녁, 가족끼리 새로 오픈한 동네 찜닭집에 갔었다.
울매나, 사람이 많은지 문앞에서 대기표에 이름 올리고 한참을 기다렸다.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나서도 약 20분 넘게 기다린 것 같다.
이쯤 되면 인내심 많은 한민족의 피를 이어 받은 사람이면 거의 실신 일보 직전까지 간다.
"빨리 빨리"가 전세계 공용어로 된 이시대에 넘 오래 기다린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래도 맛있는 음식을 기다린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인테리어는 운치있는 나무로 했고, 식기류중 놋수저가 눈길을 끈다.
애들은 이거 무거워서 못드니 나무 젓가락으로 달라고 하면 바꾸어 준다.^^

4인가족 기준으로 닭한마리 시키면 된다. 18,000원.
공기밥 2그릇. 2,000원
애들 음료수 및 소주...
그래서 가격은 안동소주만 안시켜 먹으면 부담없는 가격이다.

찜닭에 대한 선전문구를 보면,
닭고기살의 담백함,
청양고추의 매콤함,
갖은양념의 달콤함,
쫄깃한 잡채의 감칠맛,
동치미국물의 시원함으로 자평을 한다.

그래서 먹어본 결과,
닭살이 담백한 것은 어떤 요리를 하던 마찬가지다.
청양고추가 맵긴 맵다. 따라서 매운 것 못먹는 애들이 있으면 좀 안 맵게
해 달라고 사전에 말을 해야 한다. 안그러면, 우리 딸애처럼 배고프다고
칭얼칭얼 대다가도 막상 먹지도 못하고 나오는 불상사가 생긴다. ㅠㅠ
당면 맛이 괜찮다. 매콤달콤한 국물에 잘 버무려진 것 같다.
이넘 맛은 전적으로 주방장 손에 달렸다. 쫄깃해야지 퍼지면 끝이다.
동치미는 엄니가 해 주는 것이 최고다. 시원한 맛이 없다.

결론. 어린애들 요리로는 글쎄, 12세 이상 권장. 소주 안주에는 굳.

November 15, 2001

나비

가족끼리 외출할려고 집을 나서면 막내넘이 항상 1등으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면 제일 먼저 탄후에 나머지 가족이 탈 때까지 안에서 "열림" 버튼을 누르고 기다린다.

어떤 것이 "열림"이고 어떤 것이 "닫힘"인지 글도 모르는 것이 모양보고 외웠는지 틀린 적이 한번도 없다.

저번 주말도 막내넘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족들이 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막내넘이 혼자 타자마자 '닫힘' 버튼을 눌렀는지 문이 닫히면서 엘리베이터가 내려가 버렸다.

멀어지는 울음소리 "엄마아~~~~~~" ㅠㅠ

발만 동동 구르다 1층에 내려가보니 눈물, 콧물 범벅이 되어 경비실에서 울고 있었다.

마눌님이 달래면서 한마디 했다. "엄마가 말했자나, 문 닫히는거 만지지 말라고"

"으앙~~~, 엄마 잘못했어요(?) 담부터는 "나비" 안 누를께요"

ㅡ.ㅡ a

▶ㅣ◀ 이게 나비로 보이면, 마음이 순수하다는 증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