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ay 2002 | Main | July 2002 »

June 2002 Archives

June 17, 2002

개그콘서트

애들이 제일 좋아하는 TV방송이 개그콘서트입니다.
제 생각에는 19세이상 프로그램인데 애들은 신이나서 봅니다.
제일 좋아하는 사람은 심현섭, 맹구입니다.
둘이서 보고 나면, "아빠, 가슴이, 가슴이, 가슴이"
아무것도 없는 가슴을 내 보이며 저희끼리 낄낄댑니다.

'애들하고 눈높이를 맞추어라' 라는 말에 저도 똑같이 흉내를 냅니다.
맹구 표정을 지으며 털난 가슴 (ㅡ.ㅡ;) 을 내 보이며 똑같이 따라합니다.
애들이 그런 아빠를 보면 정색을 하고 한마디 합니다.

"아빠, 바보 같애요"

June 19, 2002

오빠때문에

운명의 날.

나, 형준, 수민이는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TV앞에 자리를 잡았다.

은경은 마늘 한대접을 물에 담은 큰 그릇을 들고, 거실 끝자락에 자리 잡고

'왜? 하필, 오늘 같은날 마늘을 깔까????????'

알수 없는 것이 여자 마음이다.

여하튼,, 이태리와의 운명의 결전은 시작되었고

전반 이태리의 골잡이 비에리에게 헤딩 한방 슛 먼저 먹고 힘든 경기를 해나가던 우리팀은

후반 끝나기 3분전 설기현의 극적인 동점골로 기사회생하고

연장전에서 안정환의 골든 골로 역사를 다시 썼다.

형준이가 제일 먼저 거실 베란다도 뛰어 나가

"대한민국, 짜짜짜짝짝" 하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쳐대었다.

수민이도 오빠따라 뛰어나가 옆에서 같이 소리를 질렀는데

잠시후 집안으로 뛰어 들어 오더니만,

"엄마, 오빠가 소리쳐서 다른 사람들 다 나왔어"

^^

June 23, 2002

반일감정

막내넘하고 어제 일본-터키전 재방송을 보았습니다.

승부 결과를 알고 있어 재미는 덜 했지만

혼자서 터키 공격이 무산 될 때마다 아쉬운 탄성을 내쉬었고, 일방적으로 터키를 응원했습니다.

옆에서 보고 있던 막내넘도 분위기 파악을 하였는지

"아빠, 토끼가 우리편이쥐? 그치? 응. 토끼! 빠이팅"을 하며 아빠 편을 들어주었습니다.

결과는 터키의 1:0 승.

일본넘들이 떨어진 것이 우리나라가 8강에 올라간 것처럼 기쁘니

막내넘이 "아빠 우리편이 이겼어?" 하고 묻더군요.

"나쁜 일본넘들 한테 우리편이 이겼단다."

"정말? 아빠 일본 나쁘지? 그치?" Emoticon: Thinking smile

아무것도 모르는 6살짜리 가슴에 반일감정이 타오르고 있다니???

이것도 유전이란 말인가????

"수민아, 일본이 왜 나뻐? 수민이는 일본이 싫어?"

"응, 일본은 나뻐. 싫어" 단호하게 잘라 말하더군요. ㅡㅡ

TV를 이리저리 돌려대느라 잠시 침묵이 흐르고

막내넘이 조용히 묻더군요.

"근데 아빠, 일본이 뭐야?"

Emoticon: Confused smile

June 30, 2002

자식사랑

요즘 형준이가 엄마한테 엄청 시달리고 있습니다. 엄마가 공부해라,공부해라 말로만 경고를 하다가 드디어 칼을 뽑아 들었습니다.

발단은 기말고사 보기전에 학교에서 쪽지시험을 계속보았는데, 엄마말로는 점수가 거의 바보 수준이랍니다. ㅡㅡ; 컴퓨터 금지(아! 나한테도 이런 벌칙이 내려지면 ㅠㅠ)서부터 조목조목 행동지침강령이 형준이에게 하달되었습니다. 그렇게 아들을 들들 볶아대던 마님께서 어느날,회사에 있는 저에게 메신저를 보냈습니다.

'지금 앨범정리를 하고 있는데 형준이 어렸을 때 사진 보니까 너무너무 귀엽고, 이 귀여웠던 내 자식을 요즘 너무 드세게 잡아 키우는 것이 아닌지 마음이 째지는 것 같다고. 오늘부터 잘해주기로 마음을 바꾸었으니 나도 동참해라'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래, 오늘부터 형준이를 정말로 정말로 예뻐해주고, 혼내지말고, 맴매하지 말고(ㅡㅡ;;) 잘 대해 주자' 둘이서 굳게 결심을 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제가 형준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조목조목 마님께 보고하고 퇴근하면 바로 행동으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퇴근해서 문을 열자 아들넘은 보이지 않고 마님만 현관에 서있더군요.

마님에게는 "형준이 뭐해?" 라며 짧게 인사말을 건내고 "형준아~ 아빠 왔다. 아빠 왔는데 인사도 안하냐?" 라며 들어서는데 우리 귀여운 아들넘은 지 방에서 풀이 죽어 "아빠, 다녀 오셨어요" 하면서 나오더군요.

ㅡㅡa

그런 귀여운 내 자식을 보자마자 마님은

"됐어, 조형준. 들어가서 공부해" 라며 따끔하게 일침을 가하는데 그분위기가 마치 콩쥐를 대하는 팥쥐엄마 같았습니다.

'어? 이게 아닌데' 저는 혼자서 어찌 된 영문인지 마님 얼굴만 쳐다보았습니다.

"재는 바보야. 바보. 오늘 학교에서 시험 봤는데 자석에 붙지 않는 물건을 냉장고라고 답을 썼대. 야~ 이넘아. 넌 눈도 없냐? 저기 냉장고에 엄마가 자석으로 붙여 놓은 것 보이지도 않아"

거의 발악을 하더군요. ㅠㅠ

에구, 불쌍한 우리 아들. 작심삼일도 못가는 엄마를 만나 고생하는구나.
냉장고 그 큰넘이 쬐깐한 자석에 어디 붙겠냐? 그치 형준아?

*옛말에 자식은 부모를 버려도 부모는 자식을 못버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이 밉기야 하겠습니까?
그래도, 말안들어 속썩이고 공부못해 속썩이면 앨범을 꺼내 보세요.
우리 애가 얼마나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러웠던지, 그때의 그런 부모마음으로 커가는 애들을 다시 한번 돌아다 보시기 바랍니다.

오.필.승.코.리.아.

오늘은 가족과 함께 난지한강공원에 갔다 왔습니다.
저번에 상암월드컵경기장 구경갔다가 유람선 타러 들렀었는데 개장한지 얼마 안되어 신용카드처리가 안된다고 해서 멀찌감치서 유람선 구경만 하고 그냥 왔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현금을 잔뜩 준비해서 갔습니다만... 신용카드가 되더군요.

난지에서 밤섬까지 갔다오는 코스인데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어른 7000원 애들 3500원입니다. 간만에 배타서 시원한 강바람도 쐬고 강위에서 노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점심 준비를 안해 갔었는데 뭐 사먹을 곳이 한 군데도 없더군요. 배도 고프고 날도 꾸물꾸물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형준이가 난지공원에서 롤러 브레이드 더 타고 가자고 하더군요.

'아, 정말 집에 가고 싶은데'

그런데 저의 이런 마음을 하나님도 아셨는지,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형준아, 비 온다. 빨리 집에 가자" 라며 팔뚝에 묻어 있는 빗방울, 정확히 한방울을 그 증거물로 보여 주었습니다. (애들은 물증이 있어야 믿습니다.) 그리고 반강제로 끌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차안.
라디오을 켜니 이번주 1위곡으로 윤도현밴드의 '오!필승 코리아'가 나오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인기차트 1위한 곡중에 이 노래보다 가사가 짧은 것이 없습니다. 전곡을 통해 '오.필.승.코.리.아' 한글 딱 6개만 나오니깐요. 애들도 귀에 익은 노래라 따라 부르라고 볼륨을 높여 주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형준이가 묻더군요.

"아빠. 이 노래는 누가 불러요?"

집에서는 크라잉넛의 같은 곡만 듣던 애들이라 다르게 들렸나 봅니다.

"집에 있는 것은 크라잉넛이 부르는 거고, 이거는" 하고 답을 말하려는 순간

"아! 아빠 생각났다. 이거 '고무밴드'가 부르는 거 맞지?" (짜식! 아빠 한번 웃겨 볼려고 짜낸 게 그거냐? 형준아! 너 엄마한테 공부 못한다고 혼나는 이유를 알겠다.^^)

"아니야, 형준아. 이거 '대일밴드'가 부르는 거야."

*애들과의 대화중에 애들이 엉뚱하게 말하면 같은 수준으로 맞추어 주어야 애들이 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