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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필.승.코.리.아.

오늘은 가족과 함께 난지한강공원에 갔다 왔습니다.
저번에 상암월드컵경기장 구경갔다가 유람선 타러 들렀었는데 개장한지 얼마 안되어 신용카드처리가 안된다고 해서 멀찌감치서 유람선 구경만 하고 그냥 왔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현금을 잔뜩 준비해서 갔습니다만... 신용카드가 되더군요.

난지에서 밤섬까지 갔다오는 코스인데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어른 7000원 애들 3500원입니다. 간만에 배타서 시원한 강바람도 쐬고 강위에서 노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점심 준비를 안해 갔었는데 뭐 사먹을 곳이 한 군데도 없더군요. 배도 고프고 날도 꾸물꾸물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형준이가 난지공원에서 롤러 브레이드 더 타고 가자고 하더군요.

'아, 정말 집에 가고 싶은데'

그런데 저의 이런 마음을 하나님도 아셨는지,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형준아, 비 온다. 빨리 집에 가자" 라며 팔뚝에 묻어 있는 빗방울, 정확히 한방울을 그 증거물로 보여 주었습니다. (애들은 물증이 있어야 믿습니다.) 그리고 반강제로 끌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차안.
라디오을 켜니 이번주 1위곡으로 윤도현밴드의 '오!필승 코리아'가 나오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인기차트 1위한 곡중에 이 노래보다 가사가 짧은 것이 없습니다. 전곡을 통해 '오.필.승.코.리.아' 한글 딱 6개만 나오니깐요. 애들도 귀에 익은 노래라 따라 부르라고 볼륨을 높여 주었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형준이가 묻더군요.

"아빠. 이 노래는 누가 불러요?"

집에서는 크라잉넛의 같은 곡만 듣던 애들이라 다르게 들렸나 봅니다.

"집에 있는 것은 크라잉넛이 부르는 거고, 이거는" 하고 답을 말하려는 순간

"아! 아빠 생각났다. 이거 '고무밴드'가 부르는 거 맞지?" (짜식! 아빠 한번 웃겨 볼려고 짜낸 게 그거냐? 형준아! 너 엄마한테 공부 못한다고 혼나는 이유를 알겠다.^^)

"아니야, 형준아. 이거 '대일밴드'가 부르는 거야."

*애들과의 대화중에 애들이 엉뚱하게 말하면 같은 수준으로 맞추어 주어야 애들이 좋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