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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구와 빙니

몇 일전 신문에서 강원도 인제 빙어축제에 대한 기사를 보았습니다.
‘애들 데리고 한번 가야겠다’ 라고 결심을 하고 어제 토요일 온가족이 고기를 잡으러 집을 나섰습니다.

빙어축제가 열리는 인제는 당일로 갔다 오기가 좀 부담스럽고 너무 소문이 나서 이제는 축제가 아니고 개판 5분전이라고 행사 인테넷 게시판에 글이 올라 오고 있어 목적지를 춘천으로 바꾸었습니다.

집에서 춘천까지 4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주말에는 절대 움직이면 안된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일단 춘천에 발은 들여 놓았는데‘어디가서 빙어를 잡아야 되나?.’
가장 만만한 소양강댐으로 갔습니다만소양강댐에서는 낚시를 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주차료 4000원만 날리고 다시 나왔습니다. 몇몇 사람에게 물어보니 춘천댐쪽은 결빙이 되어 얼음낚시가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춘천댐이 있는 화천방향으로 차를 몰고 갔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간 곳이 고탄 저수지입니다.
춘천 화천간 5번 국도를 타고 가다 오른쪽으로 빠지면 고탄 저수지가 나오는데 알고 찾아 간 것이 아니고 5번 국도를 못타고 다른 길로 접어 들어 헤매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낚시와 구더기 미끼를 사서 남들이 뚫어 놓은 얼음 구멍에서 빙어 낚시를 했습니다. 인제에서는 6시간 해서 2마리 잡았다고 하던데, 저희는 이곳 고탄에서 2시간 해서 2마리 얻었습니다. ㅡㅡ;

형준수민이 예쁘다고... 옆에서 연신 빙어를 낚아 올리며 빙어회에 술 한잔씩 걸치신 어르신께서 2마리를 주었습니다. 형준이는 얻어 온 빙어를 ‘빙구’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고 수민이는 ‘빙니’ 라고 했습니다. 이름을 하도 희한하게 지었길래 집에 돌아오는 차에서 수민이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수민아, 왜 이름을 '빙니'로 지었니?"

옆에서 듣던 엄마가 '빙니'가 아니고 '빙미'라고 하자,
수민이가 "아냐! 엄마, 빙니야!" 라고 단호하게 말을 했습니다.

왜 이름을 그렇게 지어 주었는지 아시나요?

수민이가 바니 인형을 좋아하기 때문이었습니다. ^^


* 엄마는 얼음낚시가 처음이라 불안한가 봅니다. 2시간동안 걱정스런 표정을 감추질 못했습니다. 수민이가 쉬마렵다고 해서 장소를 찾길래... "저기 얼음위에다 그냥 해" 라고 말하자 마님은 걱정스런 얼굴로,

"얼음 안녹을까?" 하더군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