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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 한개의 전설

세월은 흘러흘러 세상이 그렇게 많이 바뀌었건만...
동네 오락실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게임하는 애들이 있으면 그 뒤에는 항상 돈이 없어 구경만 하는 애들이 있고...
다른 한구석에는 좀 더 어린 애들은 데모로 나오는 화면앞에 앉아서 신나게 버튼을 눌러대고 스틱을 움직여 본다.

형준이가 학교를 끝내고 집에 오는 길에 거쳐야 할 이 유혹의 오락실이 두군데가 있다.
오락실이라기 보단 동네 구멍가게 앞에 설치해 놓은 간이 오락기계들이다.
동전 100원에 15인치 정도 되어 보이는 모니터...
화면도 조잡해 보이고 (그래도 갤러그시대의 우리때 것 보단 낫다.ㅡㅡ;)
그래도 형준이에겐 아빠가 사다 주는 그 어떤 게임보다도 이것들이 더 재미있다.
돈 100원 쓰는 재미, 친구와 같이 하는 재미, Ending을 못보고 항상 중간에 끝나 아쉬움이 남는 재미....

그런 형준이가 안되어 보여 집 컴퓨터에 마메를 깔아주었다. ㅡㅡv
어떤 롬을 깔아줄까 이리저리 찾아 보고 시험삼아 다운 받아 한번 해 보았다.

눈에 선한 문구...

"Insert Coin".. "Press 1P or 2P.." ^^
돈을 넣는 대신 "5"를 누르면 Credits가 한개씩 올라간다. 1P면 "1"을 누르면 되고...
총알은 "Ctrl" 폭탄은 "Alt"

정말 옛 생각이 난다. 관중을 몰고 다녔던 나의 제비우스 실력.
신출귀몰하던 손놀림에 탄성을 지르던 관객들. ㅡㅡ;

다운 받은 게임을 끝까지 해 보았다. "Continue?" 이 문장을 몇 번을 보았는지 모른다. ㅠㅠ
돈 안들어 가는 공짜니깐 아무 생각 없이...끝장을 보았다.

...재미없다. ㅡㅡ;

왜 돈 100원을 넣고 해야 재미있는지 알 것 같다. ㅡㅡ;


*"동전 한개의 전설" - 게임을 받던 싸이트에 적혀 있는 문구다.

자문해 본다.
그 옛날 오락실 게임 중 동전 한개로 Ending을 볼 수 있던 그런 게임이 그대는 있었던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기억해 내었다.
.

까발(cabal) 이라는 이넘한테 날린 돈 다 합하면...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