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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불알풀

제주도 산굼부리 가는 길에는 삼나무숲이 좋습니다. 연병장에 나온 병정들처럼 든든해 보입니다. 그 삼나무 숲속에 좁쌀같은 개불알풀이 꽃을 피웠습니다. 개불알풀은 이른 봄에 피는 연자줏빛 풀꽃입니다. 사람들은 장대같은 삼나무숲만 쳐다볼 뿐 그 발 아래 좁쌀같은 개불알풀은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아니, 워낙 작아서 눈에 띄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삼나무도 개불알풀도 스스로가 지존무상입니다. 덩지 좋다고 으스대지 않고, 덩지 작다고 기 죽지 않습니다. 아무리 커도 으스댈 것 없고, 아무리 작아도 비굴해질 것이 없음을 그들은 알고 있습니다. 유리하면 교만하고, 불리하면 비굴해지기 쉬운 것은 인생살이뿐입니다.「김재일」

멋진 사람 아닙니까? 어떻게 그 아름다운 꽃에 이런 이름을 붙일 생각을 했는지...
누군지는 모르나 멋지게 인생을 산 사람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