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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자질

저녁을 먹기 위해 식탁에 앉자마자 수민이가 말을 꺼낸다.

"아빠, 오빠 축구공 잃어 버렸대요"

형준이가 세배돈 다 털어 산 피보노바 축구공을 몇 번 차보지도 못하고 잃어 버린 것이다.
형준이는 혼이 날 줄 알았는지 쫄아서 아빠 눈치 한번 쓱 보고 얼굴을 들지 못한다.

"조형준, 이제 축구 다 했네"
여러 일로 정신상태가 피곤한 내입에서 나온 한마디였다. 차갑다.

'괜찮아 형준아 잃어 버릴 수도 있지, 너무 걱정하지마.. 아빠가 또 사줄께' 라고 다정하게 위로를 해주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차갑게 한마디로 상황을 종결시킨 내자신이 바보같다.

정작 혼이 난 것은 여우 수민이다.
엄마가 아빠한테 고자질 했다고 수민이를 혼내 주었다.

"조수민, 오빠가 가장 소중하게 아끼는 것을 잃어버려 속상하고 있는데 아빠한테 일러 바치고 있어. 넌 오빠가 그러면 화내고 싫어하면서 어떻게 그럴 수 있니. 오빠가 지금 얼마나 가슴이 아픈데... 이넘의 못된 가시나야"

그렇구나! 부부란.... 부족한 생각주머니를 서로서로 채워 주며 사는 사람들....

미안하다, 형준아... 오늘 아빠가 맛있는 것 사줄께.

Comments (8)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사시는군요. ㅡㅡa

그러게나 말입니다...아마 무슨얘긴지도 모를지도 모르지요..킁~

가족의 작은 일상을 현실감 있게 잘 그려내시는군요. 존경합니다.

부부의 역할에 대하여 많은것을 배웁니다.

부부의 역할이란...
남자는 아무생각없고..여자는 애들혼내고..
아하! 그렇구나..아하! 그렇구나... ㅡㅡ;
나중에 써먹어야겟습니다. ==3==33

ㅡ.ㅡ;

아직도 농장에서 밭메고 계시나 보군요.ㅡ.ㅡ;;

부하직원 대하듯 하시면 안됩니다...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