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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03 Archives

May 2, 2003

버디버디

저는 MSN메신저를 쓰지만 형준이는 버디버디인가 하는 메신저를 사용합니다. 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으면 가끔 이런 메세지를 받습니다.

형준이 친구 : "모해?"

소소 : ㅡㅡ;

형준이 친구 : "모하냐구?"

소소 : ㅡㅡ; "형준이가 아니고 형준이 아빠다"

형준이 친구 : "열라 짱나네. 너 내일 학교에서 맞는다"

사태가 이리 되면 형준이에게 도움을 청하고 자리를 일어납니다. 잠시후 대화가 끝난 형준이에게 물어 봅니다.

소소 : "형준아, 누구냐?"

형준 : "우리반 여자아이에요"

소소 : ㅡㅡ;

May 4, 2003

보고 배운다

몇 년전 미국에 업무차 잠시 갔다 올 기회가 있었다. 일주일의 업무를 마치고 귀국 대신 전화 한통 넣고 미국 본토에서 휴가를 보냈다. 이런 기회로 미국에 한번 와 보는데.. 내평생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온 김에 볼 것 좀 보고 가자... 그런 생각으로 깡다구 있게 휴가계를 올렸다. 그리고 찾아 간 곳이 그랜드 캐년(Grand Canyon)이었다.

그랜드 캐년을 처음 봤을 때의 그 충격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자연이라는 대상에 대해 '아름답다' 말고도 '웅장하다' 라는 또 다른 키워드가 입력되는 그런 계기가 되었었다. 그리고... 그런 자연을 보고 자란 미국넘들은 모든 가치관이 우리하고 많은 차이가 있으리라고 생각했었다. 피가 달라 먹는 것이 달라 배우는 것이 달라 그런 것이 아니고 어려서부터 보는 것이 달라 그럴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 중에서도 자연을...

May 7, 2003

휴대폰

6만5천칼라, 40화음의 최신 기종으로 엄마 휴대폰을 하나 장만했습니다.
맨날 단음의 아빠 핸드폰 소리를 듣던 수민이는 너무너무 신기하고 좋은가 봅니다. 전화기보다는 이쁜 소리나는 장난감으로 생각합니다.

회사에 있는데 수민이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수민 : 아빠! 엄마 핸드폰으로 전화해봐.

아빠 : 그래

엄마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수민 : 여보세요?

아빠 : 응, 그래 수민아.

수민 : 끊어.

ㅠㅠ

May 9, 2003

읽다가 포기한 첫번째 책

단정히 교복을 입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는 중학교 1학년때이다. 반에 아는 애들이라고는 별로 없고 모든 것이 서먹서먹했던 기억이 난다.
같은 반 아이들의 개성을 하나하나 파악해 나갈 즈음... 검은 뿔테 안경에 얼굴이 박경림처럼 네모난 친구 하나를 알게 되었다. 말이 별로 없고 항상 손에 책이 떨어지지 않는 그런 모범생이었다.

그넘이 읽는 책을 나도 한번 읽어 보고 싶은 충돌이 일어 책을 첨으로 돈주고 산 기억이 난다. '쇼펜하워의 명상록' 인가로 기억이 되는 책이었다.그러나.... 반의 반도 못 읽고 덮고 말았다. 눈은 책을 보고 있는데 생각은 딴 생각을 하게끔 하는 그런 어려운 책인 것으로 기억이 난다.

며칠전 '쇼펜하워 인생론'이라는 책을 샀다. 그 시절 기억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May 10, 2003

음악 첫번째 이야기 - 말 같지도 않은 이유

음악에 대해 체계적이고 논리 정연하게 배운 적은 없다. 그냥 오디오기기에서 흘러 나오는 음을 듣고 ‘좋다’ 혹은 ‘나쁘다’라고 만 주관적 판단을 내리고 그런 편협한 내 주관대로 20여년을 듣고 지내왔다. 어릴 적에는 영어로 된 노래를 들어야만 좀 아는 축에 들어 보여 죽어라 영어만 들었지만 나이가 드니 요즘은 가요를 듣는 일이 더 많아졌다. 음악을 첨 듣던 그때 나보다 먼저 그 세계에 빠진 놈이 한 말이 생각난다.
“Hard Rock에서 시작해 Progressive 그 다음이 Jazz야. 그러다가 나이 더 쳐 먹으면 뽕짝으로 끝나는 거지”... 그래, 음악의 최종종착역은 뽕짝이 맞을꺼다.

그러나 난 죽어라 Heavy & Hard Rock을 듣다가 Progressive에 입문할 즈음 음악을 접고 말았다. 군대를 가야 했고 제대 후에는 공부 그리고 졸업 후에는 회사생활과 결혼으로 음악은 점점 멀어져 만 갔다. 그리고 한참의 세월이 흘렀다. 다시 찾은 음악은 내가 알고 있는 그 시대의 음들이 아니었고 나의 우상들은 다 고전 속의 전설로 변해 있었다. 클래식에 비유하면 바하와 헨델처럼 말이다.

각설하고, 앞으로 내가 좋아하는 노래에 대해 간단히 적어 나갈 생각이다. 그 노래와의 만남부터 추억까지... 생각나는 대로 이곳에 적어 놓고 싶다. 내가 쏟아 부었던 어린 시절의 정열들을 다시 한번 들춰 보고 싶다. 기억력이 쇠퇴하기 전에 나를 위해 할 일이다.

May 11, 2003

땀..그리고 자연의 소중함

흔히들 우스개 소리로 ‘뭐 하다 안되면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지’ 라고 말들 합니다. 농사를 몸으로 때우는 일이라고 단순히 생각해서 하는 말들이지만 요즘 주말농장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아무나 농사를 짓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모든 농사일이 단순히 몸으로만 하는 노동이 아닌 자연을 알고 과학을 알아야 하는 어려운 일임을 깨달았습니다.

고추는 여느 작물과 달리 흙을 더 많이 복돋아 주어 지면에서 높게 심어야 합니다. 고추는 물을 싫어하기 때문이랍니다. 감자는 싹이 난 감자를 잘라 재를 묻힌 다음 심어 줍니다. 왜 재를 묻혀 주어야 할까요? 어느 동화책에는 칼로 잘려진 감자가 너무 아파하기 때문에 약을 발라 주는 것이라고 애들은 생각한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또한 어느 때 파종을 하고 어느 때 수확을 하는 것인지는 24절기를 잘 알아야 한다고 합니다. 감자는 하지가 끝나면 수확을 시작합니다.

이 세상에 단순히 몸으로 때우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것입니다. 단순히 몸으로 때우는 일을 할 존재였으면 절대자께서 우리를 기계로 태어나게 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아마도 땀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일 겁니다. 땀의 소중함 뿐만 아니라 자연의 소중함도 느끼게 해 주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크게 복 많은 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May 12, 2003

음악 두번째 이야기 - Rock 입문

왜 Rock 음악에 심취했을까?
누구나 그렇듯이 인생의 첫 전환점이 되는 사춘기 시절, 어느 순간 사고의 변화가 일었을 것이다. 욕구의 분출구를 찾기 위한 개개인의 행동사고 양상들이 다양하게 나타나는 그 시절 나는 음악이라는 곳으로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것 같다.
전축도 없었던 그 시절 음악을 듣고 배울 수 있는 도구는 다 낡은 카셋트 라디오 뿐이었다. 나중에 어머니께서 정신 좀 차리고 공부하라는 의미에서 전축을 사주기 전까지는 그 넘 하나로 듣고 녹음해 가면서 음악을 배웠다.

처음 Rock음악을 듣기 전에 뭐 좀 알고 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당시 유일한 음악 잡지 ‘월간팝송’을 사서 공부를 했다. 어떤 노래를 들어야 할까?… 의외로 답은 간단했다. 전문가가 추천하는 '명곡 베스트 10' 같은 기사에 정답이 있었다. 그래서 처음 들어 보고자 마음 먹은 곡이 ‘Stairway to heaven’이다. 이 곡을 듣자고 결심한 이유는... 추천수가 가장 많았기 때문이다. ㅡㅡ;

밤마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이 노래가 나오기 만을 몇날 몇일을 기다렸고 어느날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그 노래를 처음 듣는 순간... 그때의 감흥은 글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속된 말로 삘이 꽂히는 노래는 전신에 전율(trembling)을 일으킨다. ‘Stairway to heaven’ 나를 부르르 떨게 한 첫번째 놈이다. 그리고... ‘Led Zeppelin’ ...

Led Zeppelin IV

1. Black Dog (4:55)
2. Rock And Roll (3:40)
3. The Battle Of Evermore (5:38)
4. Stairway To Heaven (7:55)
5. Misty Mountain Hop (4:39)
6. Four Sticks (4:49)
7. Going To California (3:36)
8. When The Levee Breaks (7:08)

어머니가 전축 사주자마자 달려가서 산 첫 LP였다.

자일리톨

1. 매주 토요일 형준수민이는 외숙모가 다니는 교회에서 영어강좌를 듣기로 했습니다. 외국인이 와서 직접하는 교회문화강좌라고 해서 외숙모가 적극 추천하여 엄마가 유혹에 빠지신 것입니다. ㅡㅡ;

강좌가 끝나고 외삼촌 집으로 갔었나 봅니다. 어른 둘에 애들 넷이 택시 잡기도 힘들었을 텐데 좋은 택시운전사 아저씨 만나서 편하게 갔다고 합니다. 삼촌 집에 도착하여 택시를 내리는데 수민이가 택시아저씨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저씨 힘드신대 이렇게 태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2. 엄마가 수민이랑 동네 아줌마 차를 얻어 탈 기회가 있었나 봅니다. 조신하게 뒷좌석에 앉아 있던 수민이가 운전석 옆에 있는 껌통을 보고 나서 발동이 걸렸답니다.

“엄마! 껌 사주세요”

엄마가 수민이를 꼬집으면서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었답니다. 그러나 이미 껌의 유혹에 빠진 수민이에게는 소용이 없었고, “엄마! 나 껌 먹고 싶은데” 하면서 자꾸만 엄마를 난처하게 만들었답니다.

이에 아줌머니께서 웃으시면서 “이거 먹어라” 하면서 껌통을 건네 주었답니다. 옆에 있던 엄마는 난처하고 미안해서 “죄송합니다” 라고 감사의 뜻을 전하고 수민이에게 “하나만 꺼내 먹어 조수민” 하며 껌통을 열어 주었습니다. 껌통에서 껌을 하나 꺼내든 수민이가 아줌마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아줌마! 저는 원래 이 껌 먹을 때 꼭 두개씩 먹었는데, 하나만 더 먹으면 안되나요”

* 아빠3개, 엄마는 2~3개 그리고 형준수민이는 항상 2개씩 씹던 껌이야기입니다.

May 16, 2003

음악 세번째 이야기 - 그들처럼 되고 싶었다

Led Zeppelin 음악을 알기 위해 관심을 가진 인물이 기타리스트 Jimmy Page였다. 우수에 찬 눈빛, 담배를 꼬나 물고 double neck guitar를 연주하는 모습, 하얀 피부의 이방인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동양적 색채를 풍기는 이미지, 잘생긴 얼굴. 그는 나의 우상이었으며 그처럼 되고 싶었다. 그래서 담배를 배웠다. ㅡㅡ;

Jimmy를 통해 알게 된 몇몇 사람이 있다. 바로 그 당시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고 일컫던 Eric Clapton과 Jeff Beck이다. 닭장에서 블루스 타임때 18번으로 나오는 ‘Wonderful tonight’을 노래한 가수, 죽은 아들에게 바치는 ‘Tears in Heaven’이란 노래로 알려진 Eric은 사실은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블루스 기타리스트이다. 또한 제프는 대중적으로는 세 사람중 가장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기타를 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테크니션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불행인 것은 그 당시 내자신도 제프의 음악세계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지미, 에릭 그리고 제프는 Yardbirds 라는 그룹을 차례로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블루스에 기반한 Rock을 구사하여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Hard Rock 역사의 산 증인들이다.
에릭을 통해 Cream과 Blind faith라는 그의 그룹들을 알게 되었고, 그의 음악중 당시 제일 유명하다는, 친구 마누라를 꼬시기 위한 노래 ‘Layla’를 듣게 되었다.

그들처럼 기타를 치고 싶었다. 담배를 꼬나 물고 기타를 연주하고 싶었다. 기타를 구했다. 피나는 연습을 해보았지만 내손은 이미 굳어 있었다.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웠나 보다. ㅡㅡ;

May 19, 2003

나이를 먹는구나

Can Meeting이라는 Group 문화가 있습니다. 일년중 상하반기 두차례 사무실을 벗어난 곳에서 1박2일의 일정으로 미팅을 하는 것입니다.
금년 상반기는 경기도 마석에 위치한 축령산 근교의 팬션으로 갔다 왔습니다. 첫날 오후는 족구, 축구등의 운동을 하고 저녁 식사후 2시간 정도의 미팅을 하며 나머지 시간은 소득재분배를 위해 동양화, 서양화 감상을 합니다.

운동을 해 보면 나이가 들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됩니다. 전력 질주 한번만 하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숨이 차서 잠깐 앉았다 쉬고 일어나면 현기증이 납니다. 신입사원 시절에는 발에 쥐가 날 정도로 뛰어도 가슴은 건강했었는데… 나이는 속일 수가 없나 봅니다. 그래서 축구를 하면 이젠 수비수로 위치가 정해집니다.

이번에도 축구를 했습니다. 최종수비수로 골대 근방에서 어슬렁거리면서 우리팀의 승리에 일조하기 위해 열심히 걸어 다녔습니다만 아깝게 1:2로 지고 말았습니다. 경기후 한자리에 모여 패널티킥을 부여한 심판을 집중성토했으며 나이와 체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많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ㅡㅡ; 이 날의 백미는 나이가 제일 많은 우리 팀장님의 울분이 담긴 한마디였습니다.

“아 글쎄, 내가 골대 앞에서 수비한다고 딱 버티고 있는데 공격해 들어 오는 놈들이 나를 보고서도 ‘야! 여기 아무도 없다’ 라는 거야. 흑흑 ㅠㅠ”

May 21, 2003

익비

근처 음식점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었습니다. 유명한 고기집인데 점심때는 간단한 한식들을 점시메뉴로 내놓고 있습니다.

메뉴중에 눈에 띄는 것이 있어 서빙하는 아가씨를 불렀습니다.

"아가씨! 여기 '익비'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뭐유?"

"( )의 약자에요. 예전에는 '생비'라는 다른 메뉴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별로 안찾아서 '익비'로 바꾸었어요."

"음냐....그런 심오한 뜻이 있었군"

'익비'라고 들어 보셨나요?

소신

2차로 칵테일바를 갔다. 연령층이 다양한 직원들은 메뉴판을 보면서 제각기 취향에 맞는 칵테일을 골랐다.

칵테일은 그 다양한 이름때문에 메뉴판을 보고 골라야 하고, 이름만 봐서는 도저히 그 맛을 짐작할 수 없으니, 먹어 본 것 중에 그래도 입맛에 맞았던 몇가지 이름을 외우고 다니는 것이 속 편하다.

'진토닉' '스크루 드라이버' '마티니'... 아마도 이 3가지가 내가 알고 있는 먹어 본 칵테일의 전부일꺼다. ㅡㅡ;

써빙하는 아가씨를 불러 칵테일을 주문했다.

직원1 : "오르가즘"
직원2 : "블루 섹스"
직원3 : "B-52"
직원4 : "오르가즘"

@.@

'뭔넘의 술에 그런 이름이 다 있다냐?' '마티니'를 시킬려고 했었는데 그거 주문하면 노인 취급당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ㅠㅠ

그래서 나도 B-52를 시켰다. 나이 먹어 애들 앞에서 쪽팔리게 오르가즘, 블루섹스는 시킬 수가 없었다. 마지막으로 대장이 남았다. 이양반은 뭘 시킬까????

대장 : "까푸리...시원한 걸로"

May 23, 2003

행복이란

돈은 단지 행복의 한 수단이지 목적이 될 수 없다고 현자들은 말하지만...
돈이 없으면 인생의 모든 꿈이 허망하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가진 자의 행복은 베푸는 것이고 못가진 자의 행복은 기죽지 말고 주눅들지 않고 떳떳하게 사는 것이라고들 하지만... 디오게네스처럼 햇빛만으로 살 수 없는 인간이기에 고개가 숙여질 때가 있다.

그래도 인생에 가치를 두고 사는 것은 지치고 힘들 때도 나를 위해 미소짓는 아내가 있고 작은 마음을 보내주는 자식들이 있기 때문이다.

"아빠 모해 혹시 술먹어 안대" -5/21 문자메세지 중에서-

음악 네번째 이야기 - Hard or Heavy?

Rock 매니아들은 노래를 들을 때 제일 먼저 족보를 따지는 경향이 있다. 즉, 이 노래가 Rock의 어떤 계열에 속하냐를 따지는 것이다. 요즘은 Rock이 더 세분화 되어 그 족보 따지기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처음 Rock을 접할 때는 다행히도 그리 복잡하지가 않았다. Heavy Metal 아니면 Hard Rock.

두 그룹의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 ㅡ,.ㅡ;
개인적인 기준에서 내가 판정하는 방법은... 무겁게 시끄러우면 Heavy, 가볍게 시끄러우면 Hard로 분류한다. 음악평론가들은 Heavy Metal의 최고봉으로 Led Zeppelin, Deep Purple & Black Sabbath(검은 안식일이라는 뜻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음산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그런 그룹일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ㅡㅡ;)를 꼽지만 나는 Heavy Metal 은 Led Zeppelin이 첨이자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Rock에 뿌리를 두었지만 그들은 뭔가가 달랐다. 노래에 그들의 혼을 담았고, 철학이 있었다. Heavy Metal 이라는 말은 Led Zeppelin에게 붙여진 음악쟝르이다. 유명 운동선수들이 은퇴하면 그들이 사용했던 번호가 결번이 되듯이 그들의 해산과 함께 Heavy Metal은 사라졌다고 생각한다.

드러머 존보넴의 갑작스런 사망과 함께 그들은 우리곁에서 떠나갔지만 오디오에서 가끔 흘러 나오는 로버트 플랜트의 절규는 나를 아직까지 부르르 떨게 만든다. 징헌 놈들. Emoticon: Crying smile

<대표곡> Stairway to heaven, Babe I'm gonna leave you, Since I've been loving you, Rock'n Roll, Fool in the rain

문자메세지

엄마 핸드폰 가지고 아빠에게 문자 날리는 것이 요즘 수민이의 취미생활이다. 몇몇 오탈자를 수정하여 수민이가 아빠에게 보낸 문자를 적어보면

5월 22일

1. 7:00p - 아빠 모해 혹시 술마셔? 그러면 취해.
2. 8:33p - 아빠 모해
3. 8:37p - 아빠
4. 8:38p - 모하냐구
5. 9:17p - 아빠 모하냐구
6. 9:38p - 아빠 어디야

... 몇 건은 판독 불가임. Emoticon: Crying smile

그리고 중간에 끼어든 스팸 문자 한 통

"영감 밥먹었는가"

* 네, 마님 ㅡㅡ;

우리나라 만세

대통령이 지시를 내리기 전에 공직자들이 알아서 할 일 다해 대통령이 할 일 없어 못 해먹겠다는 나라.

국회의원들이 나라살림 걱정에 밤을 꼬박 새우며 새벽까지 술과 함께 고민하는 나라.

그런 나라... 우리나라. 만세 ~

May 26, 2003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Link to Aladdin : ISBN 8932904693

*벗님중의 한 분인 노병님이 보내 준 책을 읽고... 독후감 쓰라고 해서 쓴 겁니다. 노병님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에코의 책을 한번 읽고 단번에 독후감을 써낸다는 것은 그를 모독하는 것이므로 독후감을 쓴다는 생각보다는 간단히 책소개 정도로 대신하고 싶다. ㅡㅡ;

우리에겐 ‘장미의 이름’이라는 숀코네리 주연의 영화로 유명한 원작 소설의 지은이 움베르토 에코의 유머책이다.(ㅡㅡ;) 유머책이라 ‘푸코의 진자’와 ‘장미의 이름’ 같이 난해한 글이 아니어서 부담없이 만화책같이, 무협지같이 뚝딱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라고 생각하면 작은 오산이다. 세계에서 가장 박식한 사람중의 한 사람인 에코가 그리 호락호락하게 글의 잔치를 펼쳐 놓았을 리는 없다. 역자의 주석 없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간간이 있다.

그래도 그의 다른 작품과는 달리 수십 편의 글이 다른 주제로 토막이나 있기 때문에 짧은 호흡으로 쉬엄쉬엄 읽고 생각하고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여유를 준다. 간간이 나를 웃게 만드는 곳도 있고, 다시 한번 그의 명성을 느끼게 하는 곳 - 뭔 말인지 모르는 글로써 나를 주눅들게 만드는 무한한 그의 잡식들 ㅡㅡ;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독특한 그의 시각에서 한 번 비틀어 꽈 놓은 글들이 가격에 비해서는 상당히 두툼한 분량의 책으로 묶여져 있지만 독자로 하여금 시간가는 줄 모르게 하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내용 중 한 예로 “<어떻게 지내십니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은 주석 없이는, 혹은 전공이 철학+과학+영문학+이태리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 ^^ 이런 식이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터져 버릴 것만 같아요” 누가 이렇게 답을 했을까? 노벨이다 ^^;

나는 이책을 에코를 처음 대하려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이책으로 간단히 입맛을 돋군 다음 난해한 ‘푸코의 진자’나 ‘장미의 이름’을 읽기를 권한다. 그리고 이미 에코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의 다른 일면을 느껴보라고 권하고 싶다.

표현력

애들 말을 잘 듣다 보면 사물에 대한 놀라운 표현력에 깜짝 놀랄 때가 종종 있습니다. ^^

어제는 가족이 모방송을 보고 있었는데
드라이 아이스를 유리병에 담아 실험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유리병 안에 차가운 드라이아이스를 넣자 잠시후 유리병 표면에 작은 물방울이 맺히는 것을 본 수민이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엄마, 저거 봐요! 유리병이 땀을 흘려요"

Matrix

Matrix reloaded. Matrix 가 다시 왔다.

몇 년 전 멕시코 어느 도시에서 “Matrix”를 보았다. 같이 영화를 봤던 동료들도 나와 같은 혼수상태였는지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아무런 말을 안 했던 기억이 난다. 통상 영화를 보고 나면 ‘뭐가 어쩌니 저쩌니’ 하면서 궁시렁 궁시렁 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오는 우리 무리들 중에 먼저 말을 꺼내는 넘이 없었다. 멕시코에서 본 영화 중에 “Sixth Sense” 다음으로 난해한 영화였다. 그래도 “Sixth Sense”를 보고 나서는 그넘이 애초에 죽었니 살았니 말들이 분분했는데 ㅡㅡ; 귀국해서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한글로 자막을 봐도 까리까리하다고들 하는데... 알아 듣지도 못하는 영어에 스페인어 자막으로 영화를 보았으니 아무도 그 내용을 이해했을 리 없다.

이번엔 한글 자막으로 본다. 그러나 애들 떨구어 놓고 보기 위해서는 눈물을 머금고 연차를 내야만 한다. 과연, 그만한 가치의 영화일까?

May 29, 2003

노병에게

오프라인에 있어 이 글을 볼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홈페이지 잠정폐쇄에 대해 느낀 점 몇 가지를 적으려고 하오.

오늘 아침 노병댁에 들렀더니 문을 걸어 잠구었더군요. 나름대로 원인 분석을 하면...

1. 집에 와서도 애들 하고 안 놀아 주고 컴터앞에만 앉아 온라인에 몰두해서 제수씨에게 한소리 들음.
2. 사소한 일로 제수씨하고 뒤지게 싸웠음.

이러고 나면 폐쇄의 변으로 적은 글
'홈페이지에서는 좋은 가장,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로 비추어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별로 그렇지 못하다는 반성을 하며...' 같은 생각이 나게 마련이고 자기 반성에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오. 나 또한 그런 적이 엄청 많았소. 어느 땐가는 울 집 마님이 나보고 '양의 탈을 쓴 늑대'라는 식의 충격적인 말을 한 적도 있었소. 집에 와서는 애들 하고 놀아 주지도 않으면서 홈페이지에는 자상한 아버지 같이 글을 올려 가족을 팔아 먹는 것 아니냐? 는 식으로 말이오...

전 좋은 아버지가 아니오. 작은 일에도 사사건건 마님에게 시비를 걸고 애들한테도 다른 아버지처럼 그렇게 잘 해주지 못하오. 오죽하면 형준이가 아빠 아이디를 '웃자웃자'라는 '소소'가 아니고 맨날 화만 내는 '우쒸우쒸'로 바꾸라고 한 적도 있소.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홈페이지를 적어 나가는 이유는...가족에 대한 사랑이오. 당연한 말 같으면서도 말 같지도 않은 답 같지만 예전에 이런 말을 한적이 있소. '홈페이지를 꾸려 나가다 보면 나쁜 길로 안 들어 갈려고 노력도 하게 되고, 가족간의 불화가 생기면 내 스스로를 한번 더 뒤돌아 보게 된다오'.

아우는 저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오. ‘못난 아빠의 참회록’이 제 홈페이지 내용이라면 아우의 홈페이지는 ‘좋은 아빠가 나누어 주는 행복의 창고’요. 온라인 생활이 힘들더라도 아우가 처음에 뜻하던 대로 가족의 기록은 계속해 나가기 바라오. 그리고 언젠가 때가 되면 다시 그 행복의 문을 활짝 열어 주길 바라오.

음악 다섯번째 이야기 - Not Heavy but not Light

MBC 대학 가요제의 영향인지 학창시절 각 학교마다 한두개씩의 언더그라운드 밴드들이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때인가로 기억이 된다. 우리학교에도 밴드가 생겨났다. 그룹명은 기억이 안나지만 대학에 가서 가요제에 참가하자는 뜻으로 몇몇이 뭉쳐 열심히 연주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이 친구들이 고등학교 시절 일일찻집을 연 적이 있다. 레스토랑을 빌려 음료권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밴드를 꾸려 나갔는지 술을 사먹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일찻집을 통해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들의 연주실력을 과시하곤 했다. 당시 가장 호응이 좋았던 그들의 18번 곡은 윤수일 밴드의 ‘제2의 고향’으로 기억된다. 음악에 조예가 깊지 않은 친구들도 신나는 그 리듬에 열광했었고 TV에 나오는 유명밴드의 곡을 똑같이 연주하는 그들의 모습에 뻥~ 갔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밴드 멤버중 한 친구가 나와 같은 대학에 입학했다. 고등학교때 짝을 이루던 멤버들이 여러사정으로 뿔뿔이 흩어지자 기타를 치던 그 친구는 대학교 밴드의 정식 멤버가 되고 싶어서 오디션을 보았고... 기타를 접고 열심히 전공 공부를 했다. ㅡㅡ;
그 이유는... 오디션을 보려고 참석해서 대기중이었는데 먼저 들어간 다른 지원자의 기타소리를 듣고 그냥 나왔다고 했다. 흘러 나오는 곡이 Deep Purple의 ‘Highway Star’ 였다나... 믿거나 말거나.

‘Highway Star’... 아마도 고등학교 수준의 밴드들이 가장 선망했던 곡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내가 Deep Purple의 음악을 알게 된 것은 친구가 가지고 있던 'Made in Japan'을 듣고 나서 였다. 그전에도 그들의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Made in Japan : Japan Live'에 실린 그들의 라이브 곡들을 듣고 Led Zeppelin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난다. Led Zeppelin처럼 무겁지 않지만 윤수일밴드처럼 가볍지도 않은 Deep Purple 이었다.

Made in Japan

1. Highway Star (6:51)
2. Child In Time (12:24)
3. Smoke On The Water (7:31)
4. The Mule (9:49)
5. Strange Kind Of Woman (9:36)
6. Lazy (10:51)
7. Space Trucjin' (19:41)

인터넷에서 음반쟈켓을 찾아 보았다. 기억으로는 하얀색 쟈켓이었는데... 내가 늙긴 늙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