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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일곱번째 이야기 - 친구에게 바치는 노래

Deep Purple의 얘기가 나오면 항상 걸고 넘어 가야 할 사람이 있다. 기타리스트 리치 블랙모어
그가 Deep Purple내에서 어떤 존재였는지에 대해서는 단팥빵의 앙꼬라고 생각하면 된다.
흔히 Deep Purple의 리더는 건반을 연주하는 존 로드라고 하나 실제로는 리치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초창기 음악은 존에 의한 클래식과의 접목이 주를 이루었으나 중반기의 강력한 락사운드는 아마도 리치에 의해 주도 되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리치가 Deep Purple을 탈퇴하고 새 밴드 Rainbow를 만들어 나오자 Deep Purple에게 주었던 많은 관심이 자연스럽게 Rainbow쪽으로 옮겨 갔고 Deep Purple은 서서히 잊혀 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원데이 인디 이어 오브 더 팍스 캐임 어 타임 리벰버 웰(One day, in the Year of the Fox came a time remembered well,)… “

가사도 제대로 모르면서 이렇게 따라 불렀던 노래… ‘Temple of the king’ 이라는 Rainbow의 국내 대표곡이다.

이 노래를 수백번도 더 따라 불렀던 친구 한놈이 있었다. 음치중의 음치였던 이놈이 이 노래를 부르다 부르다 못해 끝내는 전자 기타까지 샀었다. 깁슨이라는 기타로 기억한다. 그당시에 고등학생 신분으로 그런 좋은 기타를 산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는데 아버지 잘 둔 덕에 짜가인지 진짜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기타도 칠 줄 모르는 놈이 레인보우에 미쳐 아니 리치에 반해 기타를 샀었다. 이넘이 친구라는 죄 하나로 그 좋은 노래를 최악의 음으로 지겹도록 들었었다.

그 놈이 보고 싶다. 현진... ‘겨울나그네’ 라고 내가 부르는 친구다.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가 아니고 최인호의 겨울나그네 같은 놈이다. 소설 같은 그런 비참한 삶을 살지는 않았지만 부자집 귀공자에서 인생의 밑바닥까지 갔다가 온 놈이다.

놈이 생과자 장사를 한동안 한 적이 있었다. 어렵게 기술을 배우고 중고 트럭을 사서 직접 구운 생과자를 서울 동네를 돌아 다니며 팔았었다. 팔다가 남는 과자로 한동안 지 주린 배를 채우고... 그래도 남는 것이 있으면 가끔 우리 집에 들러 한봉다리씩 두고 갔었다.

가끔 식구들끼리 외식을 하고 집에 가는 길에 길거리에서 트럭을 세워 놓고 생과자를 파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술한잔 걸치고 들어 가는 길이면 항상 그 트럭앞에서 걸음이 멈추어 진다. 그리고 “아저씨! 오천원 어치만 담아 주세요” 하고 주문을 한다. 애들이 별로 좋아 하지도 않는 그런 과자를 산다. 그 놈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배추장사 신발장사 닭장사... 근근히 돈을 모아 우리나라를 떠났다. 먼 외국에 가서 다시 인생을 살겠다고... 그놈에게는 이 나라에서 더 이상의 낙이 없었다.

보고 싶다. 현진아~

Rainbow

Rainbow 1집 앨범이다. 국내에서 유명한 명곡들이 가장 많이 나온 앨범이다. 개인적으로는 3집앨범 'On stage'를 가장 좋아 했었다. 감미로운 Intro에 이어 'Kill the King' 'Man on the silver mountain' 그리고 명곡 'Catch the rainbow' 로니 제임스 디오의 보컬, 코지 파웰의 드럼, 리치의 기타... 정말 열심히 듣던 앨범이었다.

Comments (1)

제가 해비메탈 음악을 좀 알게 된 계기도 친구 때문이었습니다.
그 친구도 한때 헤비메탈을 좋아해 그룹들의 계보를 줄줄
외웠었죠. 술이라도 한잔 할때는 그 얘기들도 많이 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