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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빈방

오늘 아침 '아들의 빈방'이라는 제목의 짧은 글이 배달되어 왔다.

"하도 속을 썩여서 눈에 안 보이면 속이 시원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 한밤중에 일어나 큰 소리로 몇번이나 엉엉 울었지 뭐니.”

... 라는 내용의 글이었다. 아들을 외국으로 떠나 보낸 어느 중년 아버지의 고백이다.

형준이가 2박3일의 일정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오늘이 귀가하는 날이다. 비가 와서 재미나게 놀았는지 모르겠지만... 태어나서 첨으로 이틀밤을 엄마아빠 품에서 떠나 혼자 보냈다.

여섯날때인가? 유치원에서 1박2일로 강화도에 갔다 온 적이 있었다. 집을 떠나 제대로 잠은 잘 수 있을까? 엄마는 그런 걱정으로 긴밤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다음날 집에 온 형준이는 엄마를 보자마자 대성통곡을 하였다.

그런 놈이 이제는 커서 집을 떠나 이틀밤을 지내고 온다. 한사람 빠진 집인데 왜 이리도 조용하고 적막한지 모르겠다. 수민이는 오빠 없는 틈을 타서 오빠 침대에서 신나게 이틀밤을 잤다. 오빠가 없어 심심하다고는 하지만 온 집안이 지 세상이 되었는지 신이 나 보이기도 한다.

엄마는 정말 마음이 아파 보인다. 매일 형준이 때문에 맘고생하지만 엄마가 형준이를 위하는 마음은 아빠보다 백배 아니 천배... 아니 가름할 수 없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그렇게 다 자식들을 키우는 것이고 이보다 더한 일도 많이 남아 있을 터인데...자식을 떠나 보내고 엉엉 울었다는 어느 아버지의 말처럼 나에게도 언젠가는 닥쳐 올 일이라 생각하니 웬지 마음이... 구름이 잔뜩 낀 오후같다.

Comments (4)

소소님은 노춘기 ===33 ==333

무대뽀 혁재 유치원 보내던날 이방 저방에서 금방이라도
뛰어나올것같은 허접함에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물며 2박3일인데.....

형준이 유학보내시려구요? ㅡㅡa

허접함을 허전함으로 정정합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