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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하는 자연 캠프

수민아!
아빠와 단 둘이 함께 보낸 시간이 어땠니?
6월 21일 토요일 수민이 유치원에서 '아빠와 함께 하는 자연 캠프' 라는 행사를 가졌단다.
장소는 경기도 신흥레저타운이라는 곳이었지.
수민이와의 하루 캠프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텐트도 새로 사고, 코펠, 전등, 돗자리등 엄마아빠가 신경을 많이 썼단다.

16:00 ~ 17:00 : 텐트치기, 텐트 꾸미기, 조별 구호 정하기
아빠와 수민이가 도착한 시간은 조금 늦은 16:10 였단다.
많은 가족들이 미리 와서 텐트를 치고 준비를 끝냈는데
조금 늦게 도착한 아빠는 부랴부랴 텐트를 치느라 땀을 많이 흘렸단다.
텐트를 치는 것은 간단한 일이었는데 후라이를 설치하는 것은 아빠 혼자 하기에는 너무 힘이 든 일이었지.
그래도 무사히 17:00까지 텐트를 예쁘게 설치했단다.
우리는 2조였고, 조 이름은 '햄토리', 그리고 구호는 '신나게 신나게 파이팅' 으로 정했단다.

17:00 ~ 19:00 : 나는 요리사, 신나는 식사시간
우리 메뉴는 수민이가 좋아하는 볶음밥이었다.
엄마가 수민이를 위해 선택한 메뉴였고, 요리를 못하는 아빠를 위해 모든 재료를 정성껏 다 준비해 주셨단다.
수민이가 쏘세지하고 감자를 예쁘게 썰었는데 아빠는 수민이가 다칠까 봐 못하게 했지.
새로 산 코펠에 볶음밥에 들어 가는 재료들을 볶았는데 아빠가 깜빡 잊고 소금을 안 넣어 밥이 너무 싱겁게 되었단다.
그래도 수민이는 밥 맛이 옥수수 맛하고 똑 같다고 맛있게 두 그릇을 먹었지.

19:00 ~ 21:30 : 산을 넘고 넘어, 힘차게 달려라, 우리는 한마음
밥을 먹고 나서 게임을 했단다.
제일 먼저 한 게임은 '산을 넘고 넘어' 라는 것인데 산 속을 다니면서 여러 게임을 하는 것이었지.
처음은 아빠와 함께 퍼즐 조각 맞추기 였는데 너무 어려워 수민이가 많이 속상해 했지.
다른 친구들은 문제를 다 풀고 먼저 다음 단계로 떠났는데 수민이와 아빠는 퍼즐 조각을 못 맞추고 수민이가 아빠한테 계속 "아빠! 다른 친구들은 다 했어요" 라고 할 때마다 아빠는 조바심이 더 나아서 퍼즐 맞추기가 더 힘들었단다. 그래도 꼴등은 안하고 퍼즐을 맞추었단다.

고압선 탈출 게임을 하고, 예쁜 인디언 치마도 만들어 입고, 보물 찾기를 하고 마지막으로 내려 오는 길에 소원을 적는 것이었는데 수민아 아니? 너가 무엇을 적었는지?
수민이 소원은 바로 '아이스크림 가게' 라는 장난감이었단다. ^^
보물찾기에서 수민이가 찾은 보물은 '색종이' 였고 다음으로 '힘차게 달려라' 게임을 했단다. 운동장에 모여 여러 가지 운동경기를 했지. 'OX 퀴즈'에서는 '고양이도 꿈을 꾼다' 에서 아빠가 'X'를 선택하는 바람에 떨어졌고, 구멍 난 물통으로 물 나르기는 우리 조가 이겼고, 수민이를 안아 들고 한 '림보' 게임에서는 아빠도 탈락을 안하고 끝까지 했단다.

마지막으로 한 게임은 '우리는 한마음' 이었어.
제일 먼저 신문지 위에 올라 서는 '아빠와 한마음' 그리고 '귓속말로 속삭여요'를 했지. 아빠가 수민이에게 귓속말로 전해준 말을 수민이도 다음 사람에게 잘 전달해 주어서 우리 조가 이겼단다.
'아빠 발 위에 내 발' 이라는 릴레이 경기에서는 수민이가 아빠가 아파할 까 봐 맨발로 아빠 발 위에 올라서서 경기를 했단다.
집에서도 가끔씩 아빠하고 하던 놀이라 아빠와 수민이는 호흡이 척척 맞아 아주 잘 했단다.

21:30 ~ 22:10 : 캠프파이어 및 신나는 불꽃놀이
수민이는 예쁜 보라색 야광 팔찌를 끼고 아빠와 함께 캠프 파이어를 했지.
예쁜 불꽃이 하늘에서 터졌는데 너무 멋있고 아름다웠단다.
'아기염소' 라는 노래에 맞추어서 아빠와 같이 율동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캠프파이어 불이 점점 삭으러 질 때 호일에 싼 감자를 불 속에 던져 넣었단다.
캠프 파이어가 끝나고 나서 수민이는 아빠 힘들었다고 아빠 어깨를 주물러 주었고 아빠는 수민이를 업고 텐트로 갔단다.

22:10 ~ : 꿈나라 및 자유시간
수민이가 잠이 안 온다고 해서 텐트 안에서 23:30분까지 아빠와 불을 켜 놓고 놀았지.
수민이 다리가 아프다고 해서 아빠가 많이 주물러 주었단다.
그리고 캠프파이어 때 불 속에 넣어둔 감자를 아빠가 2개 가지고 와서 먹었단다.
수민이가 "아빠! 하나 밖에 안 넣었는데 왜 2개 가져왔어? 선생님한테 혼나지 않을까?" 라며 걱정을 많이 했지.
걱정하지 마라, 수민아! 선생님이 하나씩 나누어 주었지만 나중에 더 넣어서 2개씩 가져 가라고 하셨거든.
수민이가 너무 맛있다고 좋아 했던 거 기억하니? 집에서 먹을 때는 엄마가 설탕을 뿌려 주었다고 해서, 아빠 커피 타 먹으려고 가지고 간 각설탕을 깨물어 먹었지?
화장실 가서 쉬하고 이를 닦고 그리고 엄마 전화 받고 나서 수민이 먼저 꿈나라로 갔단다. 감기 들까 봐 수민이 이불 챙겨 주느라고 아빠는 잠을 못 잤지만 너무나 행복한 밤이었단다.

엄마가 수민에게 쓴 편지야. 엄마아빠가 수민이 얼마나 많이 사랑하는 지 알겠지?

Comments (12)

좋은 시간이었군요.

아마도 평생 이런 기회는 다시 없을 겁니다. ㅠㅠ

수민이 동생 가지시면 또 가능하리라 사료 되옵니다. ㅡㅡ;;

좋은 시간이겠군요.

수만아! 아무래도 감자는 다른 사람 것을 몰래 가져온 것 같구나. ㅡㅡ;

도형아! 갬프 같은데 가면 감자 잘 챙겨야한다.

모자유님/ 수만아 ... ㅡㅡ;;;;;;;;
기름장사님/ 갬프 ... ㅡㅡ;;;;;;;;

이 글 읽으면서 느낀게 있는데..........
지금까지 소소님 쓰신 글중에 젤 길게 쓰셨군요.^^
그만큼 즐거우셨던게지요?

^^;
아이들 기억을 남겨 둔 것이 별로 없습니다. 수민이를 낳고 나서 뒤늦게 정신을 차렸습니다. 외국에 나가 있을 때도 엄마에게 편지를 쓰면 읽지도 못하는 수민이에게도 편지를 써 주곤 했지요. 나중에 커서 읽어 보라고 엄마가 앨범에 사진과 함께 잘 보관해 두었답니다. 아무 것도 아닌 이런 일을 형준이 키울 땐 못했던 것이 (아니, 그럴 생각도 안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겁니다)... 땅을 치고 후회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 좋은 아버지가 못됩니다.

첫째때도 둘째때도 이런일을 못하고 있었던 저는
나쁜 아버지군요.그나마 이제 디카를 장만할때가 되었으니
지금부터라도 사진찍어줄수 있을것 같습니다.엉엉엉~~

저는 늦었습니다... 고치님은 좋은 아버지의 기억을 많이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른때라던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