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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열번째 이야기 - 황학동

청계천에 있는 황학동 시장, 일명 도깨비 시장.
“빽판”, 해적판을 사기 위해 주말마다 이곳을 찾았었다.
당시 LP값이 얼마였던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Emoticon: Thinking smile 오천원이었나?)
그러나 빽판 값은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단 돈 500원. 거북선 담배가 450원인가 하던 시절 이었다.

이 곳이 나에게 무엇보다도 유용한 장소인 것은 저가에 원하는 음반을 쉽게 구할 수 있었고, 금지곡으로 묶여 LP로 나올 수 없는 음악을 구할 수 있었다. 쪽지에 적어간 앨범 리스트대로 이리저리 판을 찾으러 발품을 했고, 이름이 낯설지 않는 가수 이름을 보면 주머니 한도내에서 무조건 판을 샀었다. 음질이 보장되는 LP와 달리 조잡하게 구워 낸 판이므로 살 때 주의를 많이 기울였다. 혹시라도 튀는 곳이 있나, 기스난 곳이 있나 판을 이리 저리 살펴 신중히 한 장 한 장을 수집했었다. 앨범 쟈켓만 보고 Rock을 할 것 같은 앨범을 산 것도 많았다. 특히, Iron Maiden은 살벌한 쟈켓 그림만 보고 무조건 골라 들었던 그룹이었다.

Tip)
1. LP 표면만 보고 그 속에 담겨 있는 노래가 시끄러운 것인지 조용한 노래인지 알 수 있다. LP를 약간 비스듬히 눕혀 옆에서 보면 조용한 노래가 담겨있는 track은 다른 부분보다 더 진하게 보인다.
2. 판이 튈 때는 카트리지 위에다 동전을 올려 놓으면 된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5원짜리 같은데... 기억이 없다. 얼마짜리 동전을 올려 놓았는지...

* Iron Maiden은 중세시대 고문기구 이름이다. 인간이 어찌 이런 생각을 했을까나? 잔인한 놈들...

닫았을 때열었을 때

Comments (1)

저도 그곳에 대한 기억이 좀 있는 편입니다~
대학1~2학년때 아르바이트를 해서 또는 용돈을 받으면 고스란히 들고 황학동 레코드점으로 달려갔었으니까요.. 자주 가던 곳 이름이 갑자기 생각이 안납니다.. 바로 옆이 돌레코드였는데.. 거기 일하던 형들의 장르를 불문한 해박한 지식에 매번 감탄하곤 했던....그때 일반 레코드점에서 5천원하던 판이 이곳에선 반값이었으니까요. 똑같은 라이센스판인데두요.
그때 모은 판들이 지금 최고의 재산이 되었네요~ 얼마 되진 않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