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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03 Archives

August 2, 2003

수민이 두발 자전거 연습기

시간 : 매일 저녁 20:00 ~ 21:00
장소 : 우리 단지 주변 및 10단지 공원
지도강사 : 아빠

7월30일(수)
지난 주말에 보조 바퀴를 떼어 낸 두발자전거를 처음으로 탔다.
첫날이라 무리하지 않고 몸의 균형을 잡는 방법을 연습했다. 아빠가 손을 놓으면 1m도 가지 못하고 넘어졌다.

7월31일(목)
아빠가 뒤를 잡아준 상태에서 몸의 균형을 잡고 핸들을 조작하는 법, 브레이크를 잡는 시기 등 연습을 했다.
아빠가 손을 놓으면 5m 정도 혼자 갈 수 있었다.

8월2일(토)
아빠가 뒤를 잡아준 상태에서 계속 달리는 연습을 1시간 정도 했다.
아빠가 손을 놓아도 이제는 균형을 잡으면서 혼자 어느 정도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방향전환을 잘 못하고 혼자 서는 법 등등 연습할 것이 많다.

8월3일(일)
오늘은 그동안 배운 것을 엄마앞에서 자랑을 했다.
균형을 잡기 위해 손잡이를 좌우로 계속 움직이는 것을 보고 엄마는 혹시 넘어져 다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아무 사고 없이 30분간 신나게 탔다.
달리다 서는 법이 아직 미숙해서 아빠가 잡아 주지 않으면 넘어진다.
내일부터는 서는 법에 대해 중점 훈련을 해야겠다.

August 4, 2003

유서

저보고 지금 가족에게 유서를 쓰라고 하면...

아마도...
가족을 먼저 두고 떠나는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
몸고생 맘고생 시킨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말.
예쁘고 사랑스런 자식들에게 많이 사랑해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

정말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었어도,
돈, 명예, 지위를 떠나 평범한 아버지로서 가족에게 남기는 말은...
그런 말 뿐입니다.

미안했다고...

맴매

형준이에게 맴매를 했습니다.
아들놈은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제 소신대로 어렸을 때부터 가끔 맴매를 했습니다만

엊그제 처럼 아프게 맴매를 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빠 생각에는 다 컸다고 생각되는 놈이 일곱살 먹은 여동생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너무 화가 났습니다.

맴매를 하고 담배를 한대 피워 물었습니다.
엄마가 자초지종을 듣고 형준이를 다시 또 혼냈습니다.
아빠가 혼냈는데 엄마까지 또 그러면 안될 것 같아 방으로 불러 들였습니다.

조용히 형준이를 타일렀습니다.
맴매한 엉덩이를 문질러 주었습니다.
그리고 힘껏 껴안아 주었습니다.

형준이가 엉엉 울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도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미안하다 내아들아...
사랑한다 형준아...

August 5, 2003

좋은 생각

회사내에선 흡연실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금연입니다. 일부 애연가들이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웠으나 비흡연자들의 강한 항의에 따라 그나마 금지되어(화장실 흡연 적발시 흡연자 실명 게시판 게재) 이제는 각 층에 마련된 좁고 더운 흡연실을 이용합니다.

애연가인 저한테도 당장의 문제가 아침 화장실입니다. 담배없이는 볼 일을 볼 수 없는 이상 생리 때문에 회사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침이면 은행등 공용으로 사용되는 1층 로비 화장실을 이용합니다. 외부인등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관계로 청결도가 조금 떨어지지만 그나마 담배 피우는 것에 대해서는 통제를 하지 않으므로 회사 건물내에서는 유일한 안락 공간입니다.

아침 커피 한 잔 후 신문을 챙겨 들고 1층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종종 청소하시는 아줌마들이 들어 오셔서 밖에서 수다를 떠시면서 청소를 합니다. 그 중에 목소리만 듣고는 이제는 ‘아! 또 그 아주머니구나’ 하고 알아볼 수 있는 분이 계십니다. 욕쟁이 아줌마. 화장실에 들어 오자마자 지저분해진 화장실을 보고 욕을 해대기 시작합니다. 불특정인에게 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아침에 듣는 그 소리들이 그리 좋은 소리는 아닙니다.

사람이 욕을 하는 경우는 너무 화가 나서 자신의 분노를 입으로 표출할 때입니다. 애정을 갖고 정감 있게 욕을 사용하는 구수한 욕쟁이 아주머니들도 계시지만 화장실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그 소리엔 정감이 하나도 없습니다.
‘왜 그렇게 화를 내실까? 하는 일에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해야지 저런 생각으로 일을 하시면 더 힘드실텐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어느 대형 할인마켓 의류 코너에서 옷을 고르는데 잘 개어져 있던 옷을 입어 보고 마음에 안들어 다시 개어 원래처럼 둘려고 하니깐, 어느 할머니 한 분이 다가 오시더니 ‘그냥, 두세요. 그건 제가 할 일입니다.’ 라며 웃으시면서 옷을 받아 가시 더라는 겁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입었다 벗어 놓은 옷들을 차곡차곡 다시 예쁘게 개어서 원래대로 디스플레이 해 놓는 것이 그 할머니의 일이었다는 겁니다.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 팽개쳐 놓은 사람을 보면 화가 날 만도 한데, 그래야만 내가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손님이 옷들을 원래대로 해 놓으면 당신이 할 일이 없어진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기집 화장실처럼 그렇게 물 한방울 안 튀기고 깨끗이 쓴다면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아주머니는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그래서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이 필요없게 된다면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그렇지만 할 일이라면... 피할 수 없다면... 좋은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August 7, 2003

음악 열한번째 이야기 - 쉬즈곤

원래는 음악 여섯번째 이야기에 쓸려던 내용이었다. 당초 의도가 계보를 따라 글을 쓸려고 했으니깐 Led Zeppelin-Deep Purple 그리고 이 인간들 Black Sabbath 이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라면 이들의 이름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만든 그룹 이름에 노래 그리고 무대에서의 매너까지... 뭐 하나 이쁜 구석이 없는 그런 놈들이다. 그러나 이 넘들이 Rock 역사에 남긴 족적이 엄청 크므로 Rock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는 없고...

사실 Black Sabbath는 오지 오스본 Band다. 오지가 팀을 떠난 이후의 Black Sabbath를 보면 알 수 있다. 오지가 탈퇴한 이 후에도 명곡 ‘Heaven and Hell’이 나왔지만 그들이 표방했던 Black Magic 이미지가 많이 퇴색해 보인다.

일반인들의 기억에 있는 Black Sabbath는 ‘She is gone’ 과 ‘Changes’다. 사실 나도 처음 이들을 알게 된 것이 Changes 라는 노래를 통해서 였다. 그 이후 같은 반에 이들의 원판을 가지고 있던 친구가 있어 정식으로 음악을 들어 볼 수 있었다. 앨범 “Paranoid” 였다.

음악이 좀 독특했다. 우선 보컬의 목소리가 effect를 넣은 것 같이 자연스럽지 않고 좀 거슬린다. 기타 리프에 징징거리는 소리가 많다.(이걸 디스톨션이라고 하나?) 째지는 것 같으면서도 무겁고 귀에 팍팍 와 닿지 않는 그런 음악이었다.
또한 그 당시 팝 매거진에서 이들을 Led Zeppelin 이나 Deep purple 보다 한단계 아래의 그룹으로 폄하했던 것이 이들에 대한 어떤 선입관을 갖게 했던 것 같다.
기억으로는 이들을 Underground에서 활동하는 그룹 중에 No.1 정도로 소개했던 것 같다. 오지가 떠난 뒤에 디오가 가담해 만든 “Heaven and Hell” 을 더욱 가치 있는 음악으로 평가했던 것을 보면 그 당시 우리사회는 아마도 이들이 표방했던 Black Magic이 우리 문화에 적합하지 않은 그런 코드라 자의적인 거부감을 나타내었던 것은 아닐는지?

Black Sabbath를 떠난 오지는 자신의 이름을 딴 오지 오스본 밴드를 결성해 활동을 했다. Deep Purple을 떠난 리치 블랙모어를 따라 Rainbow로 팬들이 떠났듯이 Black Sabbath를 좋아 했던 많은 사람들도 오지 밴드를 따라갔다. 오지 밴드는 오지 오스본보다도 20대 꽃다운 나이에 요절한 천재 기타리스트 랜디 로즈 때문에 더 유명세를 탔다. 랜디가 가담해 만든 두번째 앨범 ‘Blizzard Of Ozz’는 명반 중에 하나로 기억될 만큼 명곡들이 많이 나왔다.

Heavy Metal 세계에서는 이들 Black Sabbath를 Led Zeppelin이나 Deep Purple보다 후배들에게 미친 영향이 더 컸다고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사탄이나 죽음을 표방하는 극단적인 몇몇 그룹들은 Black Sabbath를 자신들의 원조로 생각한다고 하니... 자고로 이름은 예쁘게 지어 놓고 볼 일이다. ^^;

쉬즈곤이 실려 있는 앨범. 라이센스로 산 Black Sabbath 첫번째 앨범

Technical Ecstasy

August 18, 2003

사랑한다고

컴퓨터는 사랑한다고... I love you...

1001001 1101110 1101111 1110110 1100101 1111001 1101111 1110101 ...

'사랑한다'는 표현을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알고만 있나요?

형준이의 행복

시험 잘 치면 스테이크 사준다는 엄마와 형준이 사이에 했었던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 온가족이 아침도 거르고 집을 나섰습니다.
목적지는 VIPS(빕스).
오전 11시 개장에 맞추어 10:30분 출발.
예전에 한 번 갔다가 1시간 30분 정도 대기한 적이 있어 그 때의 전철을 다시 밟지 않기 위해 목숨을 걸고 출정을 한 소소가족.

두번째로 입장했습니다. ㅡㅡV

음식을 따로 안 시켜도 샐러드바 만을 이용할 수 있어 형준이만 스테이크 하나 시켜 주고 엄마아빠수민이는 샐러드바를 이용했습니다. 말이 ‘샐러드바’지 고기, 밥, 야채, 빵, 파스타. 웬만한 부페 수준이라 즐거운 식사를 했습니다.

형준이는 스테이크 한 접시를 비우고, 직경 20cm 정도 되는 따코 1개, 스파게티 1접시, 볶음밥 2접시 엄청나게 먹었습니다.
실컷 먹고 배부름에 행복감에 젖어 있는 형준이에게

“형준아! 많이 먹었니?” 하고 물어 보니

“응 이대로 시간이 멈추어 버렸으면 좋겠다” 라고 대답을 하더군요.

ㅠㅠ

August 19, 2003

깜빡깜빡 울마님

어제 마님께서 형준수민하고 남대문 수입상가에 잠깐 갔다 왔습니다.
애들 간식용으로 식품 몇가지를 사고...
마님이 좋아하는 일본카레를 사려고 했답니다.

가게에 들어선 마님, 우렁찬 목소리로

"아저씨, 여기 오뚜기 카레 없어요?"

아저씨 : @@

*저녁 먹는데 형준이가 얘기를 해 주었습니다. ^^;

음악 열두번째 이야기 - ?

친구에게 좋아하는 노래를 선물 할려면?
Audio 파일을 구해 CD에 구워 주면 된다. 수십 번이 되더라도 한장 굽는데 채 5분이 안 걸리니 언제든지 쉽게 해 줄 수 있는 일이다.

많은 친구들에게 음악선물을 했었다.
LP를 텐 테이블에 얹고 녹음 테이프를 카세트 데크에 꽂은 다음 레코딩을 시작하고 노래가 끝나길 기다렸다가 타이밍 맞게 Stop 버튼을 누르고 다시 LP판을 바꾸고...
한두 번도 아니고 수십 번을 이런 작업을 한 기억이 난다. 60분 짜리 테이프 하나 녹음하는데 90분은 족히 걸리는 그런 단순 반복작업을 뭐가 그리 좋았는지 주말마다 한 기억이 난다.

허송세월... 술먹고, 당구치고, 녹음하고... 그런 기억 밖에 없다.

친한 친구 한 놈이 있었다. (이하 내용은 이 놈의 기억과 회상을 토대로 구성한 내용임)
군대 가기 위해 휴학을 같이 한 후 둘이서 근 1년을 맨날 만나 바둑두고 당구치고 술먹고 지낸 친구다. 이 놈한테 녹음을 해준 적이 있었는데… 녹음을 해준 테이프를 늘어지도록 우려 듣고 난 후 지겨울 때가 되어서 지 여자친구에게 넘겨 주었었다. 그리고 얼마 후 성격차이(?)로 여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고... 내가 먼저 군대를 가게 되어 지구에는 이 놈 혼자만 남게 되었다.

혼자 외로움을 술로 달래며 하루를 근근히 버티던 이 놈이 어느날.
술 한잔을 걸쳤는지 안 걸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헤어진 여자친구한테 전화를 했다.

'우리 다시 만나 새출발하자'고?

헤어진 여자 친구한테 전화를 한 이 놈이 한 말은

“야! 내가 준 테이프 다시 내 놔” 였다.

지구상에 홀로 남게 된 이 놈이 가장 그리워 한 것은… 여자가 아닌 벗이었다.
맨날 만나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없어지자 그 공허함을 친구가 녹음해 준 그 음악을 들으면서 친구를 회상하려고 했다나 (미친 놈 ㅡㅡ;)

당시 녹음 해 준 곡 중에 기억나는 곡이 있다. 기타를 좋아했던 그 놈이 좋아했던 곡 Heaven and Hell도 있었고... 시끄러운 락은 아니었지만 나도 상당히 좋아 했었던 곡... Manfred Mann's Earth Band의 Questions 가 아마도 A면 첫 곡이었을 것 같다.

August 21, 2003

나쁜 엄마아빠

<나쁜 엄마>
엄마가 수민이 수학 공부를 도와 주고 있었습니다.
수민이가 문제를 잘못 풀고 낙담을 해도 엄마는 상냥하게 “괜찮아. 수민아! 엄마랑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단다” 라고 말하며 수민이에게 용기를 주며 재미있게 공부를 가르켜 주었답니다.

옆에서 이를 보고 있던 형준이가 엄마에게 묻습니다.

“엄마! 나는 일곱살 때 수학 정말로 못했어요?”

엄마는 “아니, 형준이는 수학 잘 했었지”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러자 형준이가

“근데, 왜 날마다 못한다고 혼냈어요?”

엄마는 형준이에게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정말 나쁜 아빠>
형준이의 가슴속에 지금까지 잊혀지지 않는 아픈 기억이 두 개가 있답니다.
둘 다 아빠한테 혼난 기억입니다. 침대에서 뛰지 말고 얌전히 있으라는 아빠 말을 안듣고 뛰고 장난치다가 한 번은 회초리로 맞았고 한 번은 추운 겨울인데 아빠가 베란다에 나가 있으라고 그랬답니다.
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형준이 눈에는 눈물이 고인 답니다.

* 어제 엄마에게 이 얘기를 듣고 이글을 적습니다. 막상 글로 적으려니 마음이 더욱 아프군요. 왜 형준이를 그렇게 엄하게만 키울려고 했는지...

후회해도 이미 늦었다는 것을 잘 압니다. 형준이 가슴에 묻힌 아픈 기억은 영영 잊혀지지 않을테니깐요. 다만, 나중에 형준이가 커서 이글을 보고 엄마아빠도 많이 마음이 아팠다는 사실을 알고 변함없는 엄마아빠의 사랑을 느꼈으면 합니다. 사랑한다 형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