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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이건 정말이지.. 꼭!!! 돈 내고 극장가서 봐야 돼.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장면이 1시간에 걸쳐서 펼쳐진다는데...
여지껏 나온 중세시대 영화의 전투신을 한자리에 다 모아 놓은 것 같대.

책에서도 나오자나, 이 전투의 처절함을 읊은 노래가

산속에 우렁찬 뿔나팔 소리 남국엔 번쩍이는 검이 부딪는 소리가 들렸네. 군마들은 돌의 땅으로 진격했지, 아침 바람처럼. 이리하여 전쟁이 시작되었다네. 용맹한 셍겔의 아들 세오덴이 그곳에서 쓰러졌지, 황금 전단과 푸른 초원이 있는 저 북방의 들판으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했네, 위대한 대장이었던 그는. 하르딩과 구슬라브, 둔헤레와 데오르위네, 용맹한 그림볼드, 헤레파라와 헤루브란드, 호른과 파스트레드, 그들은 먼 이국 땅에서 싸우다 쓰러졌네. 이제 그들은 문드버그의 무덤에 누워 있지,

...(중략)

이제 그들은 큰강 옆 곤도르의 풀밑에서 길고 긴 잠을 자고 있다네.
눈물처럼 잿빛이다가 은빛으로 이글거리는 강가에서.
황혼이 되면 그 거품은 타오르는 핏빛으로 타올랐지,
밤하늘에 타오르는 봉화대처럼
람마스 에코르의 모든 이슬에 붉은 빛이 떨어 졌다네.

기대 된다. 12월 17일
영화 한 편을 2년에 걸쳐 보다니... 허허.

이건 판타지 영화가 아니야.

2003년 연말,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 완결편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의 개봉을 앞두고 피터 잭슨 감독은 ”당신은 이만한 규모의 전쟁신을 어떤 영화에서도 구경한 적이 없을 것이며 앞으로도 볼 수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21세기 초반 영화계 최고 화제작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왕의 귀환>에 대한 강한 자부심의 표현이었다.

또한 ”거대한 전투 이외에도 당신은 보다 더 근원적이며, 감동적인 스토리를 느낄 수 있으며, 이것이야말로<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왕의 귀환>은 3부작 중 가장 멋진 영화가 될 것이다“ 라고 확언했다.

영화로 만들기에 불가능하게 보였던 J.R.R.롤킨의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을 스크린으로 옮긴 피터 잭슨의 작품에 대한 만족감과 성취감을 보여주는 말이었다.

3시간20여 분에 이르는 <왕의 귀환>은 피터 잭슨이 말한 것처럼 전작과는 달리 대규모 전투 장면이 주를 이루는 영화였다. 상영시간의 절반 가까이를 전투장면에 할애했고 그것이 보여주는 스펙타클은 관객들의 넋을 빼앗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오히려 그런 이유로 3편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펠렌노르 전투신은 영화의 드라마를 왜소하게 만드는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과연 거대한 전투장면들의 비주얼적 감탄을 빼면 3편에서 남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전편들에 비해 반지의 제왕 속에 개별적으로 전개되고 있던 다른 드라마들을 압도하고 말았다.

곤도르 왕국의 수도 미나스 티리스와 그 주변 펠렌노르 평원에서 펼쳐지는 거대한 전쟁장면은 2편 <두 개의 탑>에 등장했던 헬름 협곡 전투의 20배 가량 커진 규모. 1시간 넘게 이어지는 전쟁신의 개별 컷들 하나 하나가 어지간한 영화들의 클라이맥스 장면에 해당될 수 있을 정도로 대단한 장면들이었다.

한편으로는 지금껏 보아온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의 주요 전투장면들을 한데 모아 놓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컨대 <브레이브 하트>, <글래디에이터> 같은 영화들의 전투장면을 연이어 한시간 정도 보는 느낌이었다. 그것은 시각과 청각을 마비시키며 감탄사를 뱉어내기에는 충분했고. 현기증마저 느끼게 만들었지만 결국에는 가끔씩 기지개를 켜야 했다.

또한 “올리폰트”(코끼리를 닮은 거대한 생물)를 타고 미나스 티리스를 공격하는 사우론의 군사들 중에 터번을 쓰고 화살을 날리는 이들은 영락없이 사라센 용사들의 모습이었으며 사우론의 사주를 받은 해적들의 모습은 누가 보아도 황인종임을 알 수 있었다. 반지의 제왕이 비록 뛰어난 작품이지만 언뜻 보이는 그런 사소한 장면에서 작품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인종차별의 혐의를 엿볼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왕의 귀환>은 개별작품의 완성도보다는 반지의 제왕 3부작의 클라이맥스에 맞게 만들어진 영화였다. 1편과 2편의 호흡을 유지하며 영화를 관람한다면 <왕의 귀환>에 보다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합치면 6시간에 이르는 전작의 스토리와 캐릭터들을 일일이 상기하면서 본다는 것은 <반지의 제왕> 마니아가 아니면 쉽지 않은 일.

게다가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숨가쁘게 몰고 가는 전쟁의 과정은 <왕의 귀환>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약점이었다. 영화는 완급을 조절하지 않고 거대한 전투 스펙타클로 거의 직행한다.

마음의 준비를 하지 않은 관객들에게는 숨이 가쁠 수밖에. 그러나 매스컴으로부터 지적당하는 약점보다 관객들에게 보이는 장점이 더 많은 영화라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소설을 통해 예견되었다시피 <왕의 귀환>에서 도드라지는 것은 프로도(일라이저 우드)를 도와 절대반지를 불의 산까지 운반하는 셈(숀 어스틴)의 역할. 프로도는 극이 진행됨에 따라 햄릿형 인간으로 변해가고 결국 악마인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영혼을 팔는 파우스트의 선택을 감행한다. 이를 저지하고 프로도에게 주어진 사명을 다 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셈.

그는 자신이 프로도를 대신해 절대반지를 운반할 수는 없지만 프로도를 모시고 갈 수는 있다면서 초인적인 의지를 발휘한다. 간혹 둘의 관계가 신뢰 이상의 애정까지 포함된 것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생기는 장면도 몇 장면 있었다.

실제로 숀 어스틴은 인터뷰에서 프로도와 셈의 관계가 동성연애자 같다는 질문을 받았고 성적인 요소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겠는가 하고 되물었다고 전한다.

2편에 등장하여 이외의 인기를 끌었던 골룸. 그의 과거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왕의 귀환>의 재미. 골룸은 스미골이라는 소인족이었고 자신의 생일날 자신의 친구와 낚시를 하다 우연찮게 반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그의 불행이 시작되었다.

결국 프로도는 절대반지를 혼자 독차지하려는 유혹 앞에서 골룸과 똑같아지고 역설적으로 그 반지를 독점하려는 서로의 욕망이 “반지 원정대” 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런 측면에서 일견 뻔하게 예상되었던 전체 시리즈의 클라이맥스 장면은 생각하지 못한 진한 여운을 남겼다. 프로도의 번들거리는 눈빛과 그를 절망적으로 바라보는 셈의 눈빛은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백미였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 공식 꽃미남으로 여성 관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요정전사 레골라스(올랜도 블룸)는 2편에서 보여주었던 계단 미끄러져 내려오며 활쏘기보다 훨씬 더 인상적인 액션 장면을 보여준다. 코끼리를 닮은 “올리폰트”의 코를 타고 오르며 활을 쏘는 그의 모습은 황홀한 지경까지 닿은 듯. 극장 안 여성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에 비해 3편의 타이틀 롤이 되는 아라곤(비고 모르텐슨)과 운명적 사랑에 빠진 요정 아르웬(리브 타일러)의 모습은 그녀의 아버지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 휴고 위빙이 분한 엘론드보다 적게 나와 그녀의 우아한 모습을 기대했던 남성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

그녀 대신 로한 왕국의 공주 에오윈(미란도 오토)은 아버지와 버금가는 강인하면서도 자애로운 여전사가 되어 숨겨놓은 매력을 관객들에게 발산한다.

곤도르 왕국으로 가서 사우론의 무리와 싸우기를 독려하는 간달프(이안 맥컬런). 그는 동행한 호빗 피핀(빌리 보이드)을 시켜 고산준봉 마다 봉화를 올려 로한의 동맹군을 펠렌노르까지 불러들인다.

만년설이 쌓여 있는 뉴질랜드의 산봉우리를 연이어 보여주었던 그 장면은 사람들이 만든 인위적인 스펙타클도 자연의 웅장함 앞에서는 한낱 수사에 지나지 않을 뿐임을 웅변하는 듯 보였다. <반지의 제왕>을 찍을 수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지닌 자신의 고국 뉴질랜드에 대한 피터 잭슨 감독의 헌사라는 생각과 더불어.

출처 : 김용운(ikem) 기자, 오마이뉴스 -

Comments (6)

당연히 봐야죠...
봐야하고 말고요...
'왕의 귀환'을 대비해서 '반지원정대'와 '두개의 탑'을 봤습니다..
개봉때에 맞춰 극장가기는 힘들듯 하니..
다음주말쯤에 한번씩 더 봐주고 극장에 갈 생각입니다...
아~~ 감동이 다시 밀려온다..

정말... 짱~ 재미있겠죠? ^^

ㅡ.ㅡ; 삼촌이 그날 회식한다고...
개봉날에 보고 싶었는데..우..삼촌 미웟!!!
쳇..나 먼저 몰래보고 올까보다..ㅋㅋ
그리고 삼촌이랑 또 보는거야..우히히..쉿..

삼촌조카 사이가 꼭 연인같네요. ^^;;;

하하하..그러게요....하하하....하하하....하하하.....

-.-a

가끔 그런 *륜 사이가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