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hat the world thinks of God? | Main | 모자(帽子)를 찾아서 »

금기

막내놈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해라 공부방을 마련해 주기 위해 하루종일 노가다를 했다. 새봄맞이 집청소도 할 겸, 3년 묵은 때를 깨끗이 벗겨 내었다. 오후 3시가 다 되어 늦은 점심을 짜장면으로 대신했다.
짜장면을 집에서 시켜 먹을 때마다 생각 나는 것이 있다. 짜장면 먹고 나서 빈 그릇을 신문지나 비닐 봉투에 싸서 집문앞에 내놓는데 언젠가 한번은 아들놈하고 둘이 시켜 먹고 나서 짜장면 그릇을 깨끗이 씻어 내놓은 적이 있었다. 외출나갔다 들어온 집사람이 이것을 보고 한마디 했는데,

"짜장면 그릇은 씻어서 내놓는 것 아니에요. 싫어해요."

"아니 뭐가 어때서? 깨끗하게 씻어 주면 일손 덜어 주는 것 아냐? 오히려 고마워 해야지."

"왜 그런지 저도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그러면 안되요. 절대로!"

이후로 짜장면 먹고 나서 그릇 씻어 내 놓는 것... 절대 금기로 알고 있다. 정말일까? Emoticon: Thinking smile

Comments (5)

그 동네랑 우리 동네랑 많이 다른가 보군요
우리 동네에서는 어떤 집이든 모두 소소님 처럼 한답니다.

저는 깨끗하게 ?ㅆㅣㅆ어서 내 놓습니다.
고마워 하던데요.^^
저도 기분이 개운하고요...
물론, 이것도 한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요새 짜장면 먹은지가 하두 오래되어서.....ㅡ.ㅡ;;;

저희 동네 문제인지 처가집 내력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씻어서 내어 놓으면, 그 그릇에 바로 다른집 배달음식을 담습니다...

훔..요새 그릇 수거해가는거 보면..
커다란 통에 그냥 모두 쑤셔 넣는것 같던데..
그럼 어차피 씻으나 안씻으나 같지 않을까요?..
물론 설거지 하시는 분이 힘이 좀 덜들지도 모르지만..

전 대략 한번헹구어 내어놓는 정도 였던걸로 기억납니다...
(집에서 시켜먹어본지가...어언..-.-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