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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고통

Link to Aladdin : ISBN 8988105729Susan Sontag, 이런 지식인의 글을 읽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행복이다.

글로 씌어진 이야기와 대조적으로, 사진은 단 하나의 언어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며 잠재적으로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일 수 밖에 없다. (41p)

좀 더 극적인 이미지를 찾아 나서려는 충동이 사진 산업을 등장시켰으며, 사진 산업은 곧 충격이 소비를 자극하는 주된 요소이자 가치의 원천이 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여겨지게 된 문화의 일부가 됐다. (45p)

고통받는 육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은 나체가 찍힌 사진을 보려는 욕망만큼이나 격렬한 것이다. (65p)


극한의 상태에서 발생한 현실의 고통을 담은 이미지를 쳐다볼 수 있는 권리를 지닌 사람은 그런 고통을 격감시키려 뭔가를 할 수 있었던 사람이나 그런 고통에서 뭔가를 배울 수 있었던 사람밖에 없을 것이다. 의도했던 안 했든, 나머지 우리는 관음증 환자이다. (68p)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구도를 잡는다는 것이며, 구도를 잡는다는 것은 뭔가를 배제한다는 것이다. (74p)

전쟁을 가장 솔직하게 재현해 놓은 것, 어떤 재앙으로 부상을 입은 신체를 가장 솔직하게 재현해 놓은 것은 우리에게 지극히 낯선 존재들, 그래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모습이다. (98p)

사진 없는 전쟁, 즉 1930년 에른스트 윙거가 관찰했듯이 저 뛰어난 전쟁의 미학을 갖추지 않은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카메라와 총, 그러니까 피사체를 '쏘는' 카메라와 인간을 쏘는 총을 동일시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행위는 곧 사진을 찍는 행위인 것이다. (103p)

사진 배경이 되는 장소가 될 수 있는 한 멀리 떨어져 있고 이국적일수록, 우리는 죽은 자들이나 죽어 가는 자들의 정면 모습을 훨씬 더 완전하게 볼 수 있다. (109p)

이런 사진들이 보여주는 광경에는 이중의 메세지가 있다. 이 사진들은 잔악하고 부당한 고통, 반드시 치유해야만 할 고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이런 고통은 다름 아닌 바로 그런 곳에서 발생하는 일이라고 믿게 만든다. 곳곳에 존재하는 이런 사진들, 이처럼 끔찍하기 짝이 없는 사진들은 이 세상의 미개한 곳과 뒤떨어진 곳(간단히 말해서 가난한 사람들)에서야 이런 비극이 빚어진다는 믿음을 조장할 수 밖에 없다. (110p)

어떤 고통을 전 세계적인 것으로 다룸으로써 실제보다 과장되게 만들 경우, 사람들은 자신들이 훨씬 더 많이 '보호'받아야 한다고 느끼게 된다. (122p)

이야기의 형태를 띤 비애감은 좀체 옅어지는 법이 없다. (128p)

이데올로기는 뭔가를 구체화 할 수 있는 이미지, 즉 중요하기 그지없는 공통관념을 담고 있으며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예측 가능하도록 움직이게 하는 재현적 이미지의 저장소를 만들어 준다. (131p)

만약 미국인이라면, 원자폭탄의 화염에 타버린 희생자들이나 미국이 일으킨 베트남 전쟁 중 네이팜탄에 맞아 육체가 갈가리 찢긴 민간인 희생자의 사진을 보려고 출타하는 행위를 병적인 행위라고 생각할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도 미국인들은 린치를 당한 흑인들의 사진을 보는 행위는 의무라고 생각한다. (142p)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런 고통을 가져온 원인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다고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보여주는 연민은 우리의 무능력함뿐만 아니라 우리의 무고함도 증명해 주는 셈이다. (154p)

특권을 누리는 우리와 고통을 받는 그들이 똑같은 지도상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의 특권이 (우리가 상상하고 싶어하지 않는 식으로, 가령 우리의 부가 타인의 궁핍을 수반하는 식으로) 그들의 고통과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숙고해 보는 것, 그래서 전쟁과 악랄한 정치에 둘러싸인 채 타인에게 연민만을 베풀기를 그만둔다는 것, 바로 이것이야말로 우리의 과제이다. (154p)

Comments (2)

수잔손택의 작품이로군요!
이분 글 너무 어려워요..@_@;;;

이 책은 작은 분량이고... 그리 어렵지는 않군요. '해석에 반대한다'라는 책도 읽어 볼려고 했었는데 readme님 글(http://readme.or.kr/blog/archives/000229.html)을 보고 갈등 중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