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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딱지

그동안 고무딱지때문에 티격태격 맨날 싸우던 두 놈의 갈등은 결국 아빠의 회초리로 막을 내렸다.

어제 저녁, 거실에서 싸우는 남매를 호되게 꾸짖고 나서 한 번 더 싸우면 그 때는 맴매를 하겠다는 엄중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5분도 채 못되어서 또 다시 티격태격. 결국 회초리를 들었다.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막내놈이 먼저 오빠가 먹고 있는 '쫄병스낵'을 조금만 주면 딱지 한 장을 주겠다고 유혹(?)을 했고, 쫄병스낵 3개를 얻어 먹고 난 막내가 언제 내가 주겠냐고 오리발을 내서 오빠를 화나게 한 모양이다. 평소에도 고무딱지 때문에 문제가 많아 아빠가 단단히 벼르고 있던 참이었는데...
고무딱지는 아빠에게 모두 회수되어 휴지통으로 들어 갔고, 사건의 원인 제공자인 막내놈은 손바닥 5대, 오빠는 엎드려 뻗쳐로 벌을 받았다.

10여분간의 기합을 준 후 반성문을 한 장씩 적어 오라고 했다. 잠시 후 각자 적어 온 반성문에는 다시는 서로 싸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고... 엄마아빠는 막내놈의 마지막 문구를 읽고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다.

"다시는 꾀를 내어 남의 것을 빼서 먹지 않겠습니다"

착한 오빠가 불쌍하다. Emoticon: Sad smile

Comments (3)

우리 아들 J는 여동생인 S가 아직 말이 잘 안되고 있어서 거의 90% 다 뒤집어 쓰는 정말 불쌍한 착한 오빠죠.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군요. 아시는 분이 이런 글을 적은 적이 있습니다.

"맏이에 대해서, 부모는, 자식곁을 떠날 때까지 초보인 것 같습니다." (http://gouny.com/?start=2.34.9)

잘잘못을 떠나 항상 혼나는 것은 첫째죠. '너가 오빠(형)니깐 양보해라, 양보해라'라고만 가르칩니다.

초보일 때 첫째를 낳았고 초보일 때 첫째를 키웠고... 첫째가 가는 길은 항상 부모에게는 초행길 같습니다.

소소님이 아는 그 분의 의견에 공감합니다.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