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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005 Archives

January 1, 2005

친구

친구가 왔다.
정확히 10년만에 아내와 함께 고국을 방문했다. 만사를 제껴두고 친구들을 불러 모아 추억어린 대학로에서 10년 쌓인 회포를 풀며 2004년을 보내고 2005년을 맞이했다. 고생 고생끝에 성공한 놈의 얼굴엔 여유와 웃음이 가득했다.

친구

내 형제같은 친구다.

January 2, 2005

따로 또 같이

대학로 후미진 골목길에 위치한 맥주집 상호다.
고등학교 동창놈이 7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곳이다. 사십줄 나이에 아직 총각으로 혼자 살며 오로지 맥주를 인생의 동반자로 여기고 있는 기인(?) 같은 놈. 언제 장가 갈거냐는 나의 질문에

"야, 이제 인생을 마무리할 나이인데 무슨 장가냐?" 라며 반문을 한다.

오랜 벗이 10년만에 미국에서 왔다는 소식에 공짜로 풀어 놓은 세계 맥주 잔치. 이 날 먹은 맥주 중에 기억에 남는 것만 골라도, Pilsner urquell, Negra Modello, Erdinger Weissbier Dunkel, Beck's, Coopers Best Extra Stout... 몇 가지가 더 있었고 가장 자부심을 갖고 파는 흑생맥주 맛도 기가 막혔다.

오랜만에 만난 자리임에도 동반한 가족들 때문에 커가는 아이들 이야기로만 시간을 보낸 것 같아 놈에게는 미안할 뿐이다. 다음에는 남자끼리만 뭉치세, 털보 아저씨!

(사진출처 : Wa-Bar)

January 4, 2005

Dooced

BBC에 Looming pitfalls of work blogs 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본문 중에 'dooced'라는 slang에 대한 글이 나오는데,

Losing your job for something you wrote in your online blog, journal, website, etc.
라는 의미로 온라인상에 올린 글로 인해 해고 당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일례로, 델타항공에 근무하는 여승무원중에 자신의 블로그에 적절치 못한 사진을 올렸다고 해고를 당한 경우를 소개합니다. 자칭 'Queen of the Sky'라는 올해 30살의 여승무원은 지난해 11월1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들이 문제가 되어 해고를 당했습니다. 지금은 자신의 블로그 타이틀을 'Diary of a Flight Attendant'에서 'Diary of a Fired Flight Attendant'로 바꾸고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들이 외국에서는 종종 있나 봅니다. List of fired bloggers라는 글을 보면 이런저런 사유로 해고당한 사람들의 글들이 있습니다. 기사 본문 말미에 "Blogs can put a human face on your company. They can also put a demon at the centre of the company PR."라고 했습니다만 과연 그녀의 행동이 해고 당할만한 것이었는지 저도 판단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회사측에서)너무 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회사 이미지 실추와는 상관없이 개인적인 사생활을 블로그에 적었다가 해고를 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전에 블로그 스캔들이라는 글을 올린 적이 있었는데 사생활을 적은 블로그가 문제가 되어 해고당했지만 그로 인해 유명세도 타고 돈도 많이 번 어느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 당시 해고 사유가 회사 컴퓨터를 이용해서 블로그를 썼다는 것이었습니다만 실상은...

기술의 발달과 블로그의 대중화로 인해 개개인의 사생활 뿐만 아니라 직장생활 모습 그리고 업무관련 일들이 쉽게 공개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공사 구분을 잘 가름하셔서 국내에서는 'dooced' 같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참고로 위에서 언급한 Ellen Simonetti양의 기고글(I was fired for blogging)을 링크합니다. 암으로 어머니를 잃고 마음의 치유를 위해 블로깅을 시작했고, 많은 남자 승무원들도 정복을 입고 찍은 사진들을 웹에 올리고 있는데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점 등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January 6, 2005

바둑

잘 두지 못하는 바둑이지만 직장이나 가정에서 가끔 한판씩 두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동안 아들놈 아이디로 넷마블에서 바둑을 두다 타이젬으로 옮겼고 지금은 오로에서 두고 있다. 오로에서 바둑을 두면 아래 그림과 같이 프로여기사를 계시원으로 선정하여 둘 수 있다. 예쁜 목소리로 대국개시를 알리고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초읽기를 해주는 아주 좋은 대국 시스템이다. Emoticon: Open-mouthed smile

집에서 바둑을 두면 아내도 방안 청소를 하다 바둑 두는 것을 보곤 한다. 그러던 어느날... 모니터에 빠져들 것 같은 자세로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칼날같은 목소리가 고막을 쨀 것같이 울린다.

"여보~~~~~~~ 왜 당신은 맨날 그여자하고만 바둑을 둬요?"

January 13, 2005

감사

작년 9월 14일 부터 금년 1월 11일 19:25분 까지 저와 4명 팀원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던 Project를 성공리에 수주했습니다.

그동안 협조해 주신 분들과 참고 기다려 준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January 15, 2005

이빠네마

육류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마음껏 고기 맛을 보여 줄려고 모처럼 시내에서 가족외식을 했다. 장소는 '이빠네마'라는 브라질 음식점이다.

여러 종류의 고기들을 '그만!!!' 할 때까지 계속 무한정 준다고 누가 얘기하길래 '정말?' 하는 호기심으로 갔다. 근데 그건 아니었다.
7~9가지 고기, 칠면조, 닭다리, 양고기, 소혀, 소갈비, 돼지고기, 쏘세지 등를 쬐금씩 썰어 주는 것으로 끝이었다. 좀 더 달라고 애걸하면 줄 것 같기도 했지만... 부족한 양은 샐러드바의 음식으로 보충이 충분했다. 연인들 보다는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았고 외국인들도 눈에 띄였다.

고기 맛은 보통, 일반 호프집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덕수궁 산책 후 한 번쯤은 들러 볼만 한 곳이다. 딱 한 번만.

(사진출처 : cookand)

January 17, 2005

모터쇼에서

2005년 1월 어느날 코엑스 모터쇼에서

(부럽다. 형준아... )

보쌈

가족과 함께 들른 보쌈집.
전직 대통령 이름을 내건 '박정희 보쌈'이라는 상호가 심상치 않았다.

메뉴 또한...

January 20, 2005

소문

소문
① 소문은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짐으로써 퍼져 나간다.
② 사람들 사이에 퍼지기 위해서는 소문 내용이 사람들에게 공통된 관심사가 아니면 안 된다.
③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소문은 종종 변형되거나 왜곡된다.
④ 사람들은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지 못한 가운데 한편으로는 미심쩍게 느끼면서도 또다른 한편으로 일종의 감정적 친화성으로 인해 전달행동에 가담한다.
⑤ 소문은 종종 자기증식하여 주제에 따르는 여러 가지 작은 소문을 발생시킴과 동시에, 그 소문을 부정한다든지 억제하는 '대항 소문'을 자주적으로 유발하고, 양자의 경합, 갈등이 동태적 과정을 경유하면서 그 주기를 완성한다. 그러나 소문이 주기적으로 일순한다고 해도, 프랑스의 사회학자 E. 모랭이 "땅 밑바닥 무의식의 심부에서 떠올라 왔다가 소문은 다시 땅 밑바닥으로 돌아간다"고 기술한 것처럼 사람들의 집합적 무의식은 소문의 발효소로서 계속 살아나가다가 부화조건이 갖추어지면 언제라도 분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⑥ 옛날부터 '사람의 소문은 길어야 한 달'이라고 했듯이 소문의 주기는 비교적 짧다.
(출처 : yahoo 백과사전)
우연히 얘기를 듣고 쉽사리 문건을 구해 보니,

1.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은 다 빠져 있었다. : 강부자, 전원주 등

2. 그동안 A양, B군, C양, D군 등으로 재미를 본 스포츠신문들의 앞날이 걱정된다.

3. 우리 마누라를 포함한 동네 아줌마들 1년치 수다거리가 생겼다.

4. 이것 하나만 눈에 띄고 나머진 다 그렇고 그런 얘기.

January 24, 2005

영화 관람

오랫만에 가족 영화보기 나들이를 하였다. 남자들은 '쿵푸허슬' 여자들은 '샤크'.
평소에 주성치 영화를 유치찬란한 3류영화로 생각하고 있던 나였지만 '쿵푸허슬'에 대한 여러 글들을 읽어 보고 이 기회에 주성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는 의미에서 아들과 함께 영화관을 찾았다. 형준이도 예전에 나와 같이 '소림족구'를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선뜻 응했다. 다만, 막내놈은 아직 나이가 어려 엄마와 함께 만화영화인 '샤크'를 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주성치 영화를 즐기는 10가지 방법'이란 글까지 자세히 읽어 보고 찾았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1가지 방법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즐겁게 보고 웃다가 웃다가 나왔다. '황당무계한 상상력과 막가파 코미디의 제왕'이라는 그의 명성에 걸맞는 그런 영화였다. 그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명불허전'임을 느꼈을지도...

수민이는 엄마와 함께 '샤크'를 재미있게 보았다고 한다. 엄마는 수민이 혼자 영화관에 들여 보낼 수 없어 할 수 없이 원하지도 않은 영화를 보았기 때문인지 반응이 별무신통.

* '쿵푸'가 맞고 '쿵후'는 틀린 표기란다.
* '쿵푸'의 한자 표기가 '功夫'라는 것도 오늘 첨 알았다.

(사진 출처 : naver)

Bookcity

책도시 파주 '보물섬' 헌책 희귀본 다있네라는 기사를 읽고 Linkblog에 '금주에 애들 데리고 꼭 가보자.'라고 코멘트를 단지 3개월만에야 찾아갔다.

출판산업 클러스터로 조성된 파주출판단지내의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2층에 위치한 '보물섬'은 '아름다운 가게'에서 운영하는 29호점으로 헌책만을 기증받아 파는 헌책 전문 가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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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5, 2005

2005년 해외 10대 트렌드

자료출처 : 삼성경제연구소

1. 세계 경제 성장 감속
2. 미국의 글로벌 리더쉽 복원 노력
3. 신흥 시장대국(BRICs)의 영향력 증대
4. 달러화 약세와 국제금리 상승
5. 직접투자(FDI)의 증가
6. 부동산 가격 안정
7. IT 생활혁명
8. 고령화와 연금 개혁
9. 고원자재 가격과 자원확보 경쟁
10. 재해 대응 및 환경경영

BRICs이 과연 얼마나 치고 올라 올까?

(2005년 해외 10대 트렌드 원문보기(236k))

MT 3.15 업그레이드

하도 겁을 주길래 올렸다.

Version 3.15 fixes a vulnerability in the mail sending packages for all Movable Type versions which allows malicious users to send email through the application to any number of arbitrary users. All users should install this update.

January 26, 2005

책주문

Wish List에 담아만 두었던 책들. 마음 바뀌기 전에 질렀다.

1. 경도와 태도
2. Marketing is ... War - 피말리는 마케팅 전쟁 이야기
3. 2010 대한민국 트렌드
4. 악마의 사전
5. 하이브리드 세상읽기 - 잡종교수 홍성욱의 문화에세이
6. 상상력의 천국, MIT 미디어랩
7. 몰입의 즐거움
8. 숫자의 비밀
9. 끝나지 않은 길
10. 강철로 된 책들 - 장석주의 책읽기 1
11. 대중문화 속 과학읽기
12. 우리 수학자 모두는 약간 미친 겁니다
13. 사람들이 미쳤다고 말한 외로운 수학 천재 이야기
14. 침팬지 폴리틱스 - 권력 투쟁의 동물적 기원

January 28, 2005

An Animal A B C Book

수민이가 이걸 보면 얼마나 좋아할까?

Bembo's Zoo

미니 스커트

좌석버스를 타고 조용히 책을 읽고 있는데 버스안의 정적을 깨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아저씨! 뭘 봐요?"

통로 건너편에 앉아 있는 20대 초반 아가씨 목소리였다. 내 바로 앞에 앉아 있는 머리를 노랗게 물들인 또래의 청년에게 하는 말이었다.

"아저씨! 왜 자꾸 보고 그래." 라며 대뜸 반말을 한다. 그러더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뒷자리로 가면서 조그맣게 욕설을 내ㅤㅃㅐㄷ는다. 아마, 그 청년도 이 욕설을 들었을 것이다.

청년이 아가씨를 자꾸 쳐다본 이유는 아가씨의 예쁜 얼굴이 아니고 짧은 미니 스커트임을 자리에서 일어서는 그녀를 보는 순간 내심 짐작할 수 있었다. 앞에 앉아 있는 노랑머리의 청년은 아무 대응도 못하고 앞만 보고 계속 갈 길을 갔다. 가끔 한 번씩 뒤쪽을 보기도 했지만 그녀가 내릴 때까지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불쌍해 보이기까지 했다.

읽고 있던 책이 머릿속에 들어 올 리가 없었다. 마지막에 욕만 안했으면 '그 아가씨 정말 당차네' 라고 생각했을텐데 욕 한마디가 그 여자의 당당함을 다 깍아 버렸고 천하게만 느껴졌다.

추운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많은 아가씨들이 미니 스커트를 입고 다닌다. 나도 남자의 본능으로 길거리에서 미니 스커트를 볼 때마다 흘깃 한 번씩 눈길이 (무의식적으로 Emoticon: Embarassed smile) 돌아가는데, 보고 나면 '얼마나 추울까?' 라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로 짧은 치마가 많이 눈에 띈다.

경기가 나쁘면 미니 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금년의 유행은

'추리닝패션'으로 일컬어지는 스포티즘에 식상한 사람들이 캐주얼한 레이디라이크룩으로 회귀하는 과정
이라고 진단을 한다.

남자들이 조심해야 할 것 중에 '눈'이 하나 추가되어야 할 겨울이다.

January 31, 2005

피해야 할 세가지

금요일 Engle 모임을 을지로 남포면옥에서 가졌다. 입구에 날짜가 적힌 동치미 독이 있는 집으로, 냉면으로는 장안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정작 맛나다'는 냉면은 허기를 달래느라 이것저것 잔뜩 먹은 다른 음식으로 인해 그 맛을 정확히 느낄 수가 없었다.

그 날 오고 갔던 수다 중에 기억에 남는 직장 선배의 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살면서 피해야 할 3가지가 있는데, 그 첫째가 초년출세야. 박주영이가 대표팀 탈락된 것 나쁘게만 볼 필요 없어. 그 놈은 아직 어려. 괜히 불러들여 놓고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면 그 놈 축구인생이 일찍 끝날 수도 있는거야. 어리니깐 기회는 아직 많아.

두번째가 중년상처지. 우리같은 중년에 상처를 당하면 그것보다 더 비참한 인생은 없어. 내 허리가 부러지는 것과 같아."

선배는 중년에 아내를 잃은 직장 동료의 이야기를 들려 주었고, 마지막으로 노년빈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중년상처'라는 말에 많은 것을 생각한 날이었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말이었다. 여지껏 내 한 몸만 챙길려고 신경 썼지, 언제 한 번 아내의 건강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었나?

아내가 없다면? '아내가 죽으면 남자들은 화장실 가서 웃는다'고 농담 삼아 이야기하지만 이 말은 정말 농담일 뿐 내 허리가 부러지는 고통과 같을 것이다. 나는 어떻게 살 것이며, 아직 어린 자식들은 누굴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건가? 내가 먼저 죽는 것이 낫지, 아내를 먼저 잃는다는 생각은 그 생각조차 떠올리고 싶지 않다.

서로 같이 인생을 아름답게 마감하기 위해서, 생의 동반자로서 마지막까지 같이 가기 위해서 나를 생각하는 만큼 아내를 생각하자. 중년이 된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진의

아직 책을 읽어 보지 않았지만 '극일을 위한 친일선언' 인가? 아니면 '보여줄 것'이 없어 이런 쇼를 하는 건가?

이미 관심 밖의 사람이 된지 오래인 줄 모르고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이라는 제목을 붙이면 정말로 누가 때려 죽이겠다고 나설 줄 알았나 보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양반이지만 이번에 오바를 해도 너무 오바를 했다.

'가수 조영남의 '친일파' 발언에 대해'라는 오마이뉴스 기사에 조영남씨가 모르고 있는 다섯가지 내용이 잘 나와 있다. 이에 대한 조영남씨의 맞아 죽을 각오로 쓴 반박기사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