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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의 침팬지' 중에서

'사냥하는 사람'에 대한 신화

‘사냥하는 사람’이라는 신화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것이 되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수렵이 상당히 중요했다는 신앙을 버리기는 아주 어렵다. 오늘날에는 대형동물을 사냥하는 것이 궁극적인 남자다움의 표현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남자 인류학자들은 인류 진화에 있어서 대형 동물 사냥의 역할을 과대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p78)

핸디캡 이론

지하비의 이론에 의하면 그런 하잖은 부속품이나 위험을 부르는 행동은 그것이 정말로 행위자에게 위험을 초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신호를 내고 있는 동물이 특히 우수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정직한 지표가 된다는 것이다. (p288)

‘아타왈파’같은 인간들

어떤 고도의 우주 생물이라도 인간을 발견하면 인간이 다른 동물을 다룬 것처럼 그렇게 다룰 것이다. 아레시보에서 전파를 보내 지구가 어디에 있고, 어떤 주인이 살고 있는가를 알려 주는 천문학자들의 행동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 어리석은 그 자살적 행위는, 황금에 미친 스페인 사람들이 부를 좇아 왔을 때, 자기들의 재산과 보물을 보여 주고 길 안내까지 해 준 잉카 최후의 황제, 아타왈파의 어리석은 행동과 다를 바 없다. (p310)

집단 생활

단적으로 말하면 예술, 언어, 마약 등 인간의 모든 본성 중에서도 동물의 조상에게서 가장 직접적으로 물려받은 것이 제노사이드의 본성이다. 침팬지는 오래 전부터 계획적인 살해, 인접 집단을 몰살하는 잔인한 행위, 영토 정복을 위한 전쟁, 성적 매력이 있는 젊은 암컷의 약탈을 실행하고 있었다. 침팬지가 만일 창이라든가 그 밖의 전쟁을 위한 무기를 손에 넣었다면 인간과 같은 효울적인 살육을 했으리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도 없다.

침팬지의 행동은 인간의 생존방식이기도 한 집단 생활이 왜 생겨났는가를 말해주는 주된 이유를 암시한다. 그것은 바로 다른 인간 집단의 공격으로부터 자체 집단을 방어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아야 한다. 특히 인간은 무기를 갖게 되고 매복을 계획할 수 있을 만큼 뇌가 커졌기 때문에 그런 집단 방어가 가능했을 것이다. 이 설명이 옳다면 인류학자들가 전통적으로 강조한 인류 진화의 원동력으로서의 ‘인간=사냥꾼’ 가설은 타당할지도 모른다. 다만 내 생각이 종래의 설과 다른 점은, 인간 자체가 포식자인 동시에 사냥의 대상이므로 할 수 없이 집단 생활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p412)

유대인 학살이 다른 제노사이드와 다른 점

희생자가 다른 백인이 인정하는 백인이라는 점, 가해자가 증오의 대상으로 죄악시되어 온 전쟁 적국이라는 점, 그 때의 생존자들이 우리에게 그것을 기억시키려고 무던히도 노력하고 있다는 점. (p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