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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놈의 성적표를 보고

아이들 성적에 대해 고민하는 일만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공부를 잘해서가 아니라 그런 것에 연연하지 않고 살고 싶었다) 어제 저녁 아들놈이 식탁위에 올려 놓은 성적표를 보니 온몸에 힘이 다 빠진다.
다음 시험 잘볼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아들놈의 문자메세지에 초연하게 답글을 써주었지만, 나 또한 여느 부모와 같이 아이들의 성적에 울고 웃어야 하는 못난 부모로서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받아들이기 싫은 현실에 직면하게 되니 한없이 마음 속이 공허해지고, 형편없는 점수를 떠올릴 때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느낌마저 든다.
"아빠는 니네들을 위해 밤낮 열심히 일해 돈벌어 오는데 고작 이정도 밖에 공부를 못해" 라는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백 번이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스스로 공부할려는 의지가 없으면 잔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도 내 스스로가 잘알기에 긴 말을 하지 않았다.

아들아~ 성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부하려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다.